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미국의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하루 40만 명 이상의 사람이 새 감염자로 확인되고 있으며, 10만 명 이상의 사람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학교가 속속 문을 닫는 등 여파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12세 어린이도 백신 부스터샷을 맞도록 했다.
4일(현지시간) CNN은 미국 보건복지부 자료를 인용해 "현재 10만3000명 이상의 사람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했다"며 "이는 지난해 9월 11일 마지막으로 10만 명을 돌파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정점을 기록한 것은 약 1년 전인 작년 1월 14일이다. 당시 입원 환자는 14만2000명 이상이었다.
입원환자 급증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의 여파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worldometers)의 최신 자료를 보면, 오미크론이 우점종이 된 후 미국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작년 12월 30일 하루 동안 무려 58만80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작년 12월 하순부터는 연일 하루 40만 명 안팎의 대규모 확진자가 보고되고 있다.
비록 오미크론의 감염 증상이 델타 변이에 비해 가벼울 가능성이 크다고 하지만, 이 정도의 환자 급증세는 미국 의료 체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확진자 수 증가에 따라 위중증 환자 규모도 결국 늘어나, 그만큼 입원 치료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4일 보도에서 "미국의 여러 주에서 확진 사례가 급증하면서 병원 시스템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메릴랜드, 오하이오, 델라웨어, 워싱턴 DC 등에서 기록적인 입원율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통신에 따르면 특히 피해가 큰 뉴욕주의 경우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진단률이 33%에 달했다.
입원 환자 급증으로 인해 사망자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월드오미터 집계를 보면, 작년 12월 이후 미국에서는 매일 1500~2000명을 오가는 수준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의료진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원 시스템이 더 큰 어려움에 처하는 모습이다. 미국의 응급의학 교수인 에스더 추(Esther Choo) 박사는 "이 변종(오미크론)의 전염성은 너무 강력해서 증상이 있거나 격리 중인 (의료진) 동료도 많다"며 "우리는 최소 20%의 의료 인력을 잃었다. 지금 (미국의) 의료 시스템은 이전 대유행과 매우 다른 상황에 처했다"고 CNN에 말했다.
특히 개학 시즌과 맞물리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은 아동 연령층이 새로운 유행의 집중 타격을 입고 있다. 당초 등교 수업을 계획한 미국의 많은 학교들이 속속 원격 학습으로 전환하고 있다.
<로이터>는 "밀워키, 클리블랜드, 디트로이트를 포함한 대도시들이 직원 부족과 오미크론 우려를 이유로 온라인 수업을 시행하거나 학교를 완전히 폐쇄했다"며 "뉴욕주 최대 도시인 뉴욕을 포함해 대부분 도시 학군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학부모들의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애틀랜타의 주부 애나 빌 스미스(41)는 "공립학교의 원격 수업 전환을 지지한다"면서도 "교육당국이 이 계획을 토요일에 (뒤늦게) 발표해 학부모들이 혼란스러워한다. (교육당국의) 소통 부족과 명확한 계획 부족에 실망하고 좌절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학교 시스템마저 위협에 처하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2~15세 어린이에게도 화이자 백신으로 3차 접종(부스터샷)을 시행하기로 4일(현지시간) 결정했다. 또 면역력이 떨어지는 5~11세 어린이도 부스터샷 접종 대상에 포함했다. 사실상 활동 가능 절대 다수 연령대가 백신 추가접종 대상이 된 셈이다.
FDA의 백신 책임자 피터 마크스(Peter Marks)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소장은 "FDA 평가 결과 추가접종이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 모두를 대상으로 (피접종자의) 더 잘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을 위해 FDA는 이스라엘에서 화이자 백신으로 3차 접종을 받은 12~15세 어린이 6300명의 접종 후 안전성 자료를 검토했다.
FDA는 아울러 화이자 부스터샷 접종 간격을 6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키로 했다. 모더나는 기존대로 부스터샷 접종 간격을 6개월로 유지하기로 FDA는 결정했다.
FDA의 이번 결정을 두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오는 5일 회의를 열어 부스터샷 접종 연령 확대 방안을 승인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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