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들이 거대양당 대선후보에게 불평등 해소, 부동산과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경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토론 무용론'은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 양대노총 등 95개 단체로 구성된 불평등끝장2022대선유권자네트워크(이하 불평등끝장넷)은 4일 서울 종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와 같이 밝혔다.
불평등넷은 "과거 대선에서는 부족하나마 복지국가, 경제민주화 등과 같은 화두가 제시되며 사회 경제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이번 대선에서 이런 논의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후보를 향해 "최근 대선후보 간 '정책 토론 무용론'을 내놓더니 세 번에 걸친 대선 법정 토론 외에 토론은 거부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대통령 선거에 임하는 후보자라고 믿기 어려운,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불평등넷은 "이제 대선은 60일밖에 남지 않았다"며 "대선 후보들은 불평등, 양극화 해소 대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유권자에게 검증을 받으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코로나 이후 치러지는 대선인만큼 거대양당 대선후보가 공공의료와 기후위기에 대해 제대로 된 정책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형준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분부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코로나 팬데믹이 불러온 사회적 위기는 근본적으로 보건위기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지난해 11월 위드 코로나를 발표하고 철회된 것도 당연히 있어야 할 의료자원이 마련되지 않아서였다"고 꼬집었다.
정 위원장은 "독일은 중환자실 1만 4000여 개를 확보하고 의료진을 늘렸으며, 영국은 보건체계 확충을 위해 특별 증세를 했고, 스페인은 민간병상 한시적 국유화를 선언하며 보건 위기에 대응했지만 한국은 지난 2년 공공의료기관을 하나도 신축하지 않았고 현장에서는 의료 인력이 없다는 이야기가 매일 나온다"며 "대선 국면에서 공공의료 강화와 의료인력 확충을 중심으로 한 토론과 논쟁이 벌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또 "코로나 위기의 근원은 자연파괴와 기후 위기로 대표되는 환경위기"라며 "주요 대선후보들은 탄소중립 등 인류의 절멸을 막기 위한 시대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대양당의 두 후보가 부동산 감세 경쟁을 멈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부동산과 관련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유예, 종합부동산세 완화, 취득세 감면 등 감세 공약을 냈다. 윤 후보 역시 보유세, 양도세 완화,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소유자의 세금 감면 등 공약을 냈다.
이에 대해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기득권을 대변하고, 부자의 세금을 깎고, 투기를 조장하는 주거공약을 당장 폐기하라"며 "집다운 집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누려야 할 주거 세입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공약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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