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가 3일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달 6일 선대위가 출범한 지 28일 만이다.
대선을 두 달 앞두고 심각해진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장기화되는 당내 분란을 수습하기 위해 선대위 전면 쇄신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린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쇄신을 위해 총괄선대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 총괄본부장을 비롯해 새시대준비위원장까지 모두가 후보에게 일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 등이 모두 사의를 표명하고 거취를 윤 후보의 결정에 맡긴 것이다.
이날 국민의힘 선대위는 이날 오전부터 선대위 개편 문제로 하루종일 어수선했다. 선대위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국민 정서에 맞게 선대위를 개편해야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며 선대위 개편 의사를 밝힌 직후 신지예 새시대준비위 부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뒤이어 김기현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가 당직과 선대위직에서 물러났다.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도 윤 후보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오후 의원총회 뒤 전주혜 대변인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든 당직을 내려놓고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부끄러운 모습에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향후 선대위 재구성과 관련해 전 대변인은 "의총에서 그런 부분은 논의하지 않았다"면서도 "후보가 전권을 행사해 다시 구성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선대위 개편에대한 권한과 책임은 오롯이 윤 후보에게 돌아가게 됐다. 윤 후보는 김 위원장으로부터 선대위 개편에 관한 언질을 사전에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윤 후보와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거취를 포함해 선대위 개편 의사를 밝혔다.
다만 윤 후보가 사의를 수락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다 수용하기로 했느냐'는 질문에 "일단 오늘 아침부터 진행된 과정과 관련해 얘기했으니까 후보로서는 갑작스럽게 그런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조금은 심정적으로 괴로운 것 같은데, 아마 오늘 지나고 나면 정상적으로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대위 개편 방안에 대해) 특별한 답변은 없고 '사전에 좀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얘기는 했다"며 "(선대위 개편안을) 거부하거나 그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에도 "후보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다"고도 말해 선대위 개편 작업과 관련해 윤 후보와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음을 알린 바 있다.
'이준석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 사퇴 요구가 나왔다'는 질문에는 "의총에서 개별 의원들이 (발언)하는 거 듣고 나왔는데, 그렇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변경되거나 그렇지는 않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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