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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베이징 올림픽, 남북관계 개선 기대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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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베이징 올림픽, 남북관계 개선 기대 어려워져"

외교적 보이콧 동참? "여러 상황 검토해 결정할 예정"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미국 등 서방 일부 국가의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종전선언 추진 상황, 코로나 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변이의 재확산 등이 이같은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의용 장관은 내년 2월로 예정된 베이징 동계올림픽 계기로 남북 또는 남북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베이징 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의 하나의 계기로 삼기로 희망했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기대가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이어 "그러나 정부는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모든 계기를 이용해서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조기 재가동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내신기자 대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장관의 이날 발언은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 정상회담을 개최하거나 또는 남북미중 4자의 정상이 모여 종전선언에 합의하는 등의 모습을 만들기 어려워졌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미국의 경우 지난 6일(현지 시각)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이어 영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미국의 군사 동맹국들이 보이콧 대열에 합류했으며 일본 역시 지난 24일 동참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미 행정부의 고위급 인사들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이나 폐막식 등 주요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이 사라졌다. 이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한 종전선언 추진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종전선언이 실제 이뤄지려면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 북한 등이 모두 참여해야 하는 사안인데, 아직 북한과 합의에 있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종전선언에 대해 정 장관은 "한미 간에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있고 문안에 관해서도 사실상 합의가 돼 있는 상태"라고 밝혔지만 "북한과 협의를 어떻게 진전시켜야 될지에 대해 여러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전선언과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북한의 입장을 전달받은 사항이 있냐는 질문에 정 장관은 "북한의 입장을 전달받은 바는 없다"면서도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북한은 일련의 신속한, 그리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그러나 좀 더 구체적인 반응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치적인 상황뿐만 아니라 코로나 19의 재확산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에 장애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시안을 중심으로 다시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강력한 방역을 재개하고 있다.

위와 같은 요인들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이 남북관계 및 북핵 진전에 의미있는 계기가 되기는 어렵지만, 정 장관은 외교적 보이콧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외교적 보이콧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다만 어떠한 방식으로 참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부 내에서 여러 가지 상황을 검토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베이징 올림픽에 참석할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정 장관은 "참가 (인사의) 문제에 관해서는 현 단계에서 공유할 내용이 없음을 이해해 달라"라며 "직전 동계올림픽 개최국으로서의 역할 이런 것들을 감안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베이징 올림픽과 함께 내년 초 한반도 정세를 좌우할 주요한 변수 중 하나인 한미 연합 군사 훈련 개최 여부에 대해 정 장관은 "훈련 실시 문제는 양국 군 당국이 여러 가지 상황을 보고 결정할 문제"라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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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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