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파우치 백악관 수석 의료고문은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 접종) 사실을 공개하는 등 백신 지지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백신 지지 표명은 기쁘지만 이미 우물에 독을 탄 다음이었다"고 평가했다.
파우치 고문(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 소장)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이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코로나 백신에 대해 "엇갈린 신호"를 보낸 것이 미국의 백신 접종률을 떨어뜨리는데 기여했다며 백신 지지 입장 표명이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지난 19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진행된 대중유세에서 백신 부스터샷을 맞았다고 밝히면서 백신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일부 지지자들은 야유를 보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9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부스터샷을 맞을 가능성에 대해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반대하지 않지만 아마 나를 위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는 퇴임하기 전 코로나19 백신을 맞았지만 언제, 어디서 맞았는지 밝히지 않았다. 그는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등 다른 전직 대통령들과는 달리 백신 접종 현장을 공개하지 않았고, 전직 대통령들이 다같이 출연한 백신 접종 독려 광고에도 출연하지 않았다.
파우치가 지적한 트럼프의 백신 접종에 대한 '엇갈린 신호'는 이런 태도를 뜻한다. 그는 트럼프가 지지자들에게 야유를 받은 것에 대해 "트럼프의 모든 말과 행동을 따르던 사람들 중 일부는 백신 접종에 대해선 듣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이 얼마나 강하게 분열돼 있는지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에 대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하고 있다.
파우치는 이날 MSNBC와 인터뷰에선 연방정부가 여객기 미국 국내선 승객을 상대로도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현재 항공기로 입국하는 외국인을 상대로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를 국내선에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선 탑승자도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면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도록 하는 장려책이자 합리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단축하는 것을 권고했다.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이거나 증상이 있었어도 다 나았다면 확진 판정 후 5일이 지나면 격리를 해제하고 5일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경우 격리 기간도 5일로 단축하고 추가 5일간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추가 접종을 받은 밀접접촉자는 격리를 하지 않고 10일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CDC는 코로나19 전염이 대부분 증상 발현 1~2일 전과 이후 2~3일 안에 발생한다는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격리 기간을 이렇게 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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