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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은 내란 상태…바이든은 외교에 신경쓸 겨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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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은 내란 상태…바이든은 외교에 신경쓸 겨를 없다"

김동석 KAGC 대표 "한반도 평화·북한 문제, 정부 대 정부로 접근해야"

"현재 미국 상황은 내란에 가깝다고 보는 시각이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860년대 연방정부의 역할과 노예제 문제로 내전(남북전쟁)을 겪은 이래로 지금 다시 헌법 체계를 새롭게 만들 시점에 왔다고 보여진다. 그 정점은 2024년 미국 대선이 될 것이다. 이런 정치적,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안정시킬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화두다. 미국(조 바이든 행정부)은 국내 문제에 꽂혀 있다. 그러다보니 외교 문제, 국제 문제에 신경쓸 겨를이 전혀 없다. 이런 미국의 내적 변화를 전제로 하지 않고 한반도 평화나 남북미 관계에 대한 전망이 어렵다. 미국 지도부가 이 문제에 집중해 있는데 한국에서 종전선언이 핫이슈라 지켜보는 입장에서 답답할 때가 많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유권자 운동을 해온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27일 (현지시간) 워싱턴DC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 미국 정치 상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의 현재 정치 상황이 남북전쟁 때와 유사한 "내전(civil war)에 가깝다"는 평가는 30년 넘게 내전에 대해 연구해온 바바라 월터 UC 샌디에고 정치학 교수도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월터 교수는 미국 중앙정보부(CIA)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그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코트디부아르, 베네수엘라 등을 분석한 틀로 미국의 현재 정치 상황을 분석한다면 우리는 200년도 넘는 민주주의 역사를 가진 미국이 매우 위험한 상태에 진입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미국은 민주주의와 독재국가 사이의 과도정부(anocracy)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내년 11월 있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정권교체 후 첫 중간선거에서는 견제 심리가 작동해 집권 여당이 매우 불리하기 때문이다. 

"하원은 인구센서스 조사 결과에 따라 선거구를 재조정하는데 텍사스 등 7개주에서 하원의원 의석 수가 늘었고, 캘리포니아, 뉴욕 등에선 의석 수가 줄었다. 의석수가 늘어난 지역은 공화당이 우세한 지역인 반면 의석수가 줄어든 지역은 민주당 지역이다. 이처럼 여러가지 상황이 민주당에게 불리하다. 하원의원 선거는 공화당이 이길 가능성이 매우 높고, 민주당이 매우 운이 좋다면 상원 다수당 위치는 유지할 지도 모른다."

송원석 사무처장도 "세계 2차대전 이후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이 평균 26석을 잃었다"며 "특히 2010년 오바마 정부의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하원에서 63석을 잃었는데 그때와 마찬가지로 현재 공화당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높다"고 말했다. 송 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다음으로 낮은 상태라는 사실도 지적했다.

전임인 트럼프 정부를 거치면서 극도로 양극화된 미국 국내 정치 상황 때문에 당장 한미관계, 북미관계의 획기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지적이다.

"트럼프 정부 때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트럼프와 김정은의 연결 고리를 만들고 북미 정상회담 등이 가능했던 것은 트럼프가 의회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그렇게 (톱다운 방식으로)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의회로 한반도 평화법안을 가져가면 불리하다. 미 의원 중 4분의 3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안하겠다는 입장이다. 평화나 북한 문제는 정부 대 정부로 대처해야 하며, '로우 키'로 가는 게 더 유리하다."

"한국계 연방의원 4명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 이슈 등 논의할 예정"

KAGC는 미 의회를 상대로 입법운동을 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초당적 접근"이 매우 중요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일을 하자는 취지에서 올해는 입양인시민권법(Adoptee Citizenship Act)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법은 지난 3월에 하원에서 민주당 애덤 스미스 의원(워싱턴)과 공화당 존 커티스 의원(유타)이 발의했으며, 현재 민주당 28명, 공화당 30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한 상태다. 이 법안은 지난 2009년부터 세 차례나 하원에서 발의됐지만 2년 회기 안에 통과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KAGC는 입양인 시민권법을 포함해 한미관계 등 현안에 대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내년 1월 11일부터 13일까지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계 미국 하원의원 4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가 마련됐다. 한국계 연방 하원의원은 민주당 앤디 김(뉴저지), 메를린 스트릭랜드(워싱턴), 공화당 영 김(캘리포니아), 미셸 박 스틸(캘리포니아) 등 4명이다.

"입양인 시민권법은 인권 이슈로 미국 백인 주류 사회를 부끄럽게 만드는 이슈다. 미국은 2차 대전 이래로 가장 많은 입양 아동을 수령한 국가이지만 기본적인 시민권 문제도 해결하지 못해 입양인들을 나락에 떨어지게 만들었다. 한국 출신 입양인들이 가장 큰 피해 집단이다."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입양부모가 입양절차를 완료하지 않아 시민권을 획득하지 못한 입양인들은 최대 4만9000여 명으로 추산되며, 이중 한인 출신 입양인들은 약 2만 명으로 알려졌다.

▲김동석 KAGC 대표. ⓒ워싱턴 특파원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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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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