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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이번엔 이재용 길 터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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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이번엔 이재용 길 터주기

출소 후 첫 만남, 심상정 "이게 나라다운 나라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청와대에서 회동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 등이 자리를 함께 했으나, 관심은 지난 8월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 부회장에 쏠렸다.

'청년희망온(ON)' 프로젝트 참여 기업들과의 오찬 간담회 형식으로 마련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몫이고, 정부는 최대한 지원할 뿐"이라고 했다.

특히 "기업들은 이미 전문인력의 양성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 왔다"며 "대표적으로 2018년 12월 시작된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는 지금까지 2785명이 수료해 그중 2091명, 수료자의 75%가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 등 597개 기업에 취업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또한 "삼성은 '인재 제일'이라는 창업주의 뜻을 이어 최고의 능력을 갖춘 '삼성인'을 배출해 왔다"고 추켜세웠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은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후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의 뇌물공여·횡령 혐의 등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으나, 정부는 형기 70%를 채우지 못한 이 부회장을 지난 8월 가석방으로 풀어줬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 규정에 따라 5년간 취업제한 적용을 받는 이 부회장은 '무보수, 미등기' 이사 형식으로 부회장직을 유지하며 경영 복귀에 발판을 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지난 24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이날 이 부회장을 잇달아 접촉하면서 '정경유착 국정농단' 사태의 양대 축에 면죄부를 부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는 "촛불이 단죄한 정경유착 국정농단의 두 축이 대통령에 의해 완전사면되고 말았다"며 "이게 나라다운 나라냐"고 했다.

심 후보는 "이재용 씨는 무보수, 미등기 이사라는 꼼수로 법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게 경영활동을 하며 초법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며 "그런 이재용 씨를 대기업 총수들과의 간담회 자리에 공식 초청한 것은 대통령이 나서서 취업제한 조치 무력화를 공인해준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그는 "국민이 먼저 용서를 해야지 어떻게 대통령이 먼저 용서를 하느냐"며 "돈도 실력이라던 국정농단 세력의 말을 촛불이 만든 대통령이 증명해준 꼴"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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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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