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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속에 메리크리스마스"...자동차 급발진에 숨진 할머니·손녀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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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속에 메리크리스마스"...자동차 급발진에 숨진 할머니·손녀 추모 물결

22일 부산 수영팔도시장 입구 자동차 추돌 사고로 숨져...시민 발길도 멈춰서

"엄마 왜 이렇게 과자들이 많은 거야?"

"자동차는 항상 조심해야해"

▲ 부산 수영팔도시장 입구. ⓒ프레시안(박호경)

크리스마스인 25일 낮 수영팔도시장 입구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찾은 한 어린아이와 어머니의 대화였다.

이 공간은 지난 22일 시장에 나들이를 나온 할머니와 손녀가 갑자기 돌진한 차량에 치어 숨지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추모를 위한 과자, 음식, 국화꽃이 놓여지면서 만들어졌다.

당시 할머니는 손녀를 품에 안고 도로변을 가다가 봉변을 당했는데 소녀의 나이는 고작 18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사고 발생 당일 오후 6시쯤 한 시민이 꽃다발과 '메리 크리스마스' 카드를 두고 가면서 할머니와 손녀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왔다.

시장 입구이지만 많은 추모가 이어지면서 통행에 불편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상인들과 주민들이 추모 공간을 지키기 위해 주차금지 펜스까지 치면서 그들을 기렸다.

한 추모객이 놓고 간 편지는 찾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기도 했다. 이 편지는 '못다핀 꽃 한송이에게'라며 사고로 숨진 손녀에 대한 글이 담겨 있었다.

편지는 "비록 너와 마주 보며 웃은 적도 너의 해맑은 미소에 따뜻해져 본적도 없지만 얼굴도 모르는 아이가 나의 꿈속에서 뛰어다녀 발걸음이 이리로 향했습니다"며 "비록 이 상에서 밝은 빛을 내는 꽃 한송이가 되지 못했지만 낮에는 그 세상에서 꽃밭과 함께 마음껏 뛰어놀고 밤에는 별이되어 한없이 슬퍼하시는 부모님을 향해 비춰다오"라고 적었다.

▲ 부산 수영팔도시장 입구. ⓒ프레시안(박호경)

또 다른 편지는 '아기천사와 할머님께'라는 제목으로 "아기천사와 할머님 사고없는 세상에서...천국에서 할머님과 아기천사 부디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길 기도합니다"라고 할머니와 손녀를 추모했다.

부산을 방문하고 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지난 24일 오후 현장을 찾아 5분여 정도 추모를 한 뒤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이 지난 크리스마스에도 길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은 추모 공간을 보며 할머니와 손녀의 명복을 빌고 있었다.

한편 사고를 냈던 80대 운전자는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은 차량 감식과 사고 영상 등을 분석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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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경

부산울산취재본부 박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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