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아들 불법도박' 사과 "자식 가르침에 부족했다"

상습 도박 의혹 제기되자 반박 없이 사과 입장문 발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장남 이모 씨가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16일 제기됐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하여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아침 입장문을 내고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며 "아들의 잘못에 대하여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조선일보>가 이날 이 후보의 장남 이 씨가 2019~2020년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했다며 제기한 의혹에 대해 사실을 인정하고 자세를 낮춘 것이다.

이 후보는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 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도 자신이 한 행동을 크게 반성하고 있다. 스스로에 대해 무척이나 괴로워한다"며 "온당히 책임지는 자세가 그 괴로움을 더는 길이라고 잘 일러줬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한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2019년 1월~2020년 7월 '이기고싶다'라는 닉네임을 가진 이용자가 쓴 200여 개의 글이 올라왔다. 이 이용자가 밝힌 이메일 주소 앞부분 13자리는 이씨가 사용하는 인스타그램 아이디와 동일했다.

이 씨로 추정되는 이용자는 사람은 온라인 포커머니 구매·판매 글을 100건 넘게 올리고 서울 강남 등의 도박장에 드나들었던 후기도 여러 번 남겼다. 또 해외 포커 사이트의 칩을 거래하자는 글을 올렸는데 이를 현금으로 환산하면 1400만 원 정도였다. 

그는 포커 외에도 금액 제한이 없는 불법 '파워볼' 홀짝 게임에서 500만 원을 잃었다는 내용의 게시글도 올리면서 스스로를 '도박 중독자', '도박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기자들과 만난 이 후보는 입장문과 별도로 "제 가족과 관련한 매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자식을 가르치는 부모 입장에서 참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리고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하고 두 차례 허리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