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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난·2030·바이든' 3박자…미국 스타벅스 첫 노조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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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난·2030·바이든' 3박자…미국 스타벅스 첫 노조 탄생

아마존 등도 노조 설립 추진…미국 노동자 자신감 '최고조'

"(팬데믹 기간 동안 스타벅스에서 일하며) 확실히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온 나라가 겪은 공급 부족에 스타벅스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출근을 해도, 물건이 없는데 어떻게 일을해야 하나, 하는 거죠. 팬데믹 상황에서 서비스 산업 종사자들의 어려움이 강조됐다고 생각하고, 또 더 나은 삶의 기준의 중요성도 강조됐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첫 노동조합 설립을 준비하는 것이 연일 화제가 됐던 지난 10월, 노동조합 설립을 지지하는 현직 스타벅스 바리스타 케이시 무어가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스타벅스 미국 매장의 첫 노조 설립은 이미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달부터 뉴욕주 버팔로 지역 매장 세 곳에서 노조 설립 찬반 투표가 진행됐고, 9일(현지시각) 그 중 한 매장에서 다수의 찬성표(찬성 19표, 반대 9표)가 나와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의 신청 등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오는 16일께 승인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결성이 승인되면 스타벅스 노조는 서비스종업원국제노조(SEIU)에 가입할 예정이다. 서비스종업원국제노조는 투표 가결 뒤 성명을 내 "용감한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우리 조합에 합류하게 된 것을환영한다"고 했다. 다만 투표가 실시된 같은 지역의 다른 두 개 매장에서는 투표가 부결되거나 보류됐다.

▲ 9일 미국 뉴욕주 버팔로에서 노동조합 결성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노조 설립을 지지하는 이들이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스타벅스는 미국 내 9000개의 매장을 가지고 23만5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지만, 노조원은 아무도 없었다. <블룸버그>는 스타벅스의 버팔로 지역 매장뿐 아니라 애리조나주 메사 지역에서도 노조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업무 위험도가 가중된 것은 사실이지만 "팬데믹 이전부터 인력과 장비 부족에 시달렸다"며 <AP>에 노조 설립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포브스> 인터뷰에서 무어는 "매장마다 요구사항은 다르지만 연공 임금, 직원 보충 등이 거론된다"고 말했다.

노조 설립 준비가 순탄하지는 않았다. <가디언>은 스타벅스 회사 쪽이 "찬성표를 던질 경우 직원 혜택을 없앨 수도 있다"며 조합 결성 투표에 반대표를 행사했으면 한다고 직원들을 회유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직원은 "투표를 앞두고 회사가 버팔로 매장 직원들보다 더 많은 매니저들을 내려 보냈다. 파트너들을 감시하고 겁 주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뿐만 아니라 아마존 노동자들도 노조 설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잇단 파업이 이어지는 등 미국 내 노동운동이 1960년대 이후 가장 활발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제적 배경은 '구인난'이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직후 경제가 휘청이며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는데, 이후 경기가 회복되며 거꾸로 일자리는 많은데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임금을 높여도 노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고 이직도 늘어 '대퇴직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미국과 유럽의 노동운동의 동력으로 20-30대 젊은 세대가 떠오르고 있는 것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9월 글로벌 조사업체 갤럽은 노동조합에 대한 미국인들의 평가 조사결과를 보면, 미국인들이 노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68%) 1965년 이후 최고치에 달한 가운데, 특히 18-34살 청년층(77%)의 긍정 응답이 다른 집단에 비해 높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노동조합을 지지하는 젊은 세대의 소통 수단은 소셜미디어다. 앞서 <포브스> 인터뷰에서 "(스타벅스 노조 설립을) 지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라고 진행자가 묻자 노조 설립을 지지하는 스타벅스 전직 직원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를 팔로해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미국와 유럽에서는 이들 세대를 Z세대가 아니라 유니온(조합)을 뜻한 'U'세대로 불러야 한다는 말이 나올만큼 이들의 노동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들은 노조를 하나의 솔루션(해결방안)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노동자들이 무더기로 실직할 때 노조는 실제로 하나의 '해결책'이었다. <AP>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가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보다 일자리를 덜 잃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의 정치 상황도 노동운동에 호의적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노조조직률을 높이고 경제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시행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우려도 나온다. <CNN>은 "스타벅스 사측이 새로 설립될 노조와 협상하도록 강제할 방안이 없다.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에서도 지난 10월 스타벅스코리아 매장 직원들의 트럭 시위가 있었다. 다회용컵(리유저블컵) 증정 행사 등 잦은 행사로 인한 인력 부족 등이 이유였다. 당시 민주노총이 "스타벅스 노동자들의 트럭시위를 환영한다"며 연대의 뜻을 밝혔지만, 트럭시위 측은 "우리는 노조가 아니다"라며 연대 제안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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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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