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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대학생들…학생회는 없고, 수업은 엉망, 등록금은 '다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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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대학생들…학생회는 없고, 수업은 엉망, 등록금은 '다 내라'?

건국대 '코뿔소 프로젝트' "사립대에 대한 정부 감시 필요"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대학이 비대면 수업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등록금 반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런 목소리를 표출할 창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 자치조직이 설 자리를 잃은 탓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등록금 반환과 학습권 보장을 위한 건국대학교 학생 모임 코뿔소 프로젝트는 7일 오후 건국대 학생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에 2021년도 등록금 반환을 요구했다. 

프로젝트의 김민경 대표(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17학번)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공과대학 1학년 재학생의 경우 실험이나 실습 수업을 입학 뒤 한 번도 대면으로 수강하지 못했다. 예술디자인과에서 의상디자인을 배우는 학생의 경우 바느질을 온라인 강의로 들을 정도"라며 "과별로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피해 정도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제기된다"고 했다. "수업자료 재탕으로 겨울 학기인데 온라인 수업에서 매미 소리가 들리거나 하는 식"이라는 것이다. 

프로젝트 회원 황진서 씨(행정학과 15학번)는 "관리 미흡으로 학기 중 24시간 동안 수업 서버에 접속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 기간에 과제나 수업 수강 마감 시한이 걸려 있는 학생들에 대해 교수 재량에 맡길 뿐 아무런 학교 차원의 구제도 없었다"고 말했다. 

도서관 등 학교 시설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점도 학생들의 불만을 가중시킨다. 황 씨는 "학생들이 수업도 제대로 듣지 못하고 학교의 기자재나 시설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데도 학교는 수백만원에 이르는 등록금을 고스란히 받아갔다. 그런데 학교도, 학생회도, 학내언론도 정말 조용하다"며 "총장, 이사장, 학교 운영진은 학생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보상해 달라"고 주장했다.

프로젝트 측은 "학생들의 피해에도 학교 측에서는 2020년 1학기에 평균 등록금 10%도 안 되는 금액을 반환한 것이 전부"라며 학생 453명의 서명을 학교 측에 전달하고 등록금 반환과 온라인 강의 개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건국대는 지난해 학생 1인당 10만원씩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을 지급한 바 있다.

▲7일 오후 서울 건국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건국대학교 학생 모임 코뿔소 프로젝트 회원들이 학교 측에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프레시안(김효진)

이같은 학생들의 불만을 표출할 자치 조직이 설 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등교 수업을 하지 않으면서 학생들이 만날 기회 자체가 적어졌고 방역을 이유로 학생 자치 공간 또한 폐쇄됐기 때문이다. 황씨는 "건국대의 경우 지난 10월 치러진 학생회 선거에서 총학생회장을 선출하지 못했고 많은 단과대 선거 또한 투표율 미달로 무산됐다"며 "자치 공간을 폐쇄한 탓에 동아리들도 사비를 들여 학교 외부 공간을 대여해 활동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청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해 4월 비대면 강의가 시행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총학생회가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지난 7월 전국대학생네트워크가 대학생 2484명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9.3%가 등록금을 반환 요구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했다. 지난달에는 등록금, 주거 문제 등 대학생이 처한 총체적 어려움 해소를 주장하며 2022년 대학생 대선대응이 출범했다.

실제 등록금 반환 실적은 저조하다. 지난 10월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를 이유로 등록금을 반환한 학교 중 1인당 평균 반환액이 가장 높은 경우가 22만 8348원(경기대)에 불과했다. 전북대(220원), 한양대(316원) 등 100원 단위로 등록금을 돌려준 대학도 있었다.

김 대표는 "비대면 강의와 등록금 문제 해결의 주체는 대학만이 아니다. 교육부 등 정부도 관련해 사립대학에 감시와 지원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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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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