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선거대책위 출범 이후 첫 일정을 범죄 대책 등 안전 분야로 잡았다. 검찰총장 경력의 이미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약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약자와의 동행'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제안으로 채택된 국민의힘의 선거운동 기조다.
윤 후보는 7일 오전 서울서부스마일센터를 방문해 센터 근무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지난 2010년 법무부 사업으로 서울 송파에서 처음 시작된 스마일센터는 강력범죄 피해자 및 가족들의 심리상담 치료와 재활 지원을 담당하는 곳이다.
윤 후보는 방문 일정을 마친 후 "스마일센터는 5대 강력범죄인 살인·강도·성폭력 등 범죄로 인한 피해자들이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전문적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상황을 파악해보니 아직도 인력과 예산이 많이 부족해서 범죄 피해자들의 트라우마가 사실상 방치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제가 정부를 맡게 되면 국가의 가장 기본적 임무인 범죄 예방과 피해자 재기·극복을 위해 많은 지원과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전쟁에 나간 군인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국가에서 제대로 (치료)해주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범죄 트라우마는 그것과도 차원을 달리한다"며 "피해자가 재기할 수 없을 정도로 짓누르는 것"이라고 범죄 피해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현장에서 '이재명 후보가 조카의 강력범죄를 변호했던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오늘은 여기에 국한해서…(답변하겠다)"고 직접 언급을 피하며 "가해자 보호는 절차상 인권 보장이 법에 의해 충분하다. (반면) 피해자 인권이 너무 경시돼 있다"고만 언급했다.
윤 후보는 앞서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 후에도 "범죄가 발생했을 때에는 범죄자에 대한 적법 절차에 따른 처벌도 중요하지만, 피해자에 대한 지원과 보호가 중요하다"며 "범죄 피해자는 어떤 경우에도 트라우마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수 있고, 기본적으로 사회적 약자"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은 이날 일정의 의미와 관련해 "잇따른 '보복 살인' 사건만 해도 실질적이고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논의를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면서 "윤 후보는 선대위 출범 첫 주를 '약자와의 동행 주간'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력범죄 피해자들은 통상 빈곤층과 여성·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범주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윤 후보의 이날 메시지에서는 이같은 '범죄의 사회적 배경'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기조의 첫 일정이 갖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아쉬운 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서울경찰청 112 종합상황실을 방문해 "연말에 치안 수요가 많을 텐데 모쪼록 잘 부탁드린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한다"고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국민의힘은 "국민 안전을 위해선 범죄에 대한 사후 처벌보다 사전 예방이 중요하고, 예방의 핵심은 국민 안전 최일선에서 일하는 경찰의 초동대응"이라며 "최근 국민 안전을 제대로 지키기 못해 논란이 된 극히 일부 경찰의 행동은 소명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후보는 이날 밤 9시부터는 홍익자율방범대 대원들의 홍대 인근 순찰 활동에 동행한다. 국민의힘은 "겨울철 증가하는 범죄와 밤길 치안 대비태세 점검을 위한 동행 순찰"이라고 의미를 소개했다. 이 일정에는 이준석 당 대표 겸 상임선대위원장도 동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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