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 음식물 따라 온도 가열 '스마트 마이크로파’ 기술 개발

SCI급 국제 학술지 게재…"에너지 절감으로 탄소중립 실현 기대"

여러 가지 음식물이 함께 있어도 각각 원하는 다른 온도로 가열할 수있는 차세대 '스마트 전자레인지’ 핵심 원천기술을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원하는 곳이나 대상을 필요한 만큼만 원하는 온도로 가열할 수 있는 차세대 ‘스마트 전자레인지’ 핵심 원천기술을 KERI전기환경연구센터 정순신 박사팀에 의해 개발됐다고 6일 밝혔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의 파동이 공간적으로 강약이 있고 일일이 조절하지 못하다 보니 가열이 고르게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 불편한 점도 많았다.

▲스마트 마이크로파 가열 기술을 개발한 KERI 정순신 박사.ⓒ한국전기연구원

또 시시각각 달라지는 온도 분포를 반영하지 못하니 가열되는 곳은 더 뜨거워지고 그렇지 않은 곳은 계속 미지근한 현상이 발생한다.

KERI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약간의 주파수 조절로도 마이크로파의 파장을 크게 변화시켜 사용자가 원하는 곳을 필요한 만큼만 가열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일명 ‘적열적소, 스마트 마이크로파 가열 기술’을 개발했다.

'스마트 마이크로파' 가열 기술은 마이크로파의 파장을 마음대로 늘렸다 줄였다 해 마이크로파 공간 분포를 조절함으로써 가열 위치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흔히 전자기파를 활용하는 기기마다 허용된 주파수 대역이 있는데 기존에는 주파수를 바꿔도 파장 변화가 미미해 실제 활용 단계까지 가기 어려웠다.

KERI 연구팀은 파장 변화를 빠르고 정교하게 주기 위해 주파수 조절 방식을 활용했다. 이처럼 파장 변화를 통해 마이크로파 가열 위치를 폭넓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균일 가열’과 ‘표적 가열’이 모두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KERI 연구팀의 ‘균일 가열’ 수준은 세계최고로 피가열물을 가열할 때 전체 온도 차이가 10% 미만으로 거의 나지 않도록 고르게 가열이 가능하다.

'표적 가열’은 피가열물의 부위별 목표 온도를 반영하여 사용자가 가열 위치를 정하면 여러 가지 음식물이 함께 있어도 각각 원하는 다른 온도로 가열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은 가정과 상업용 차세대 ‘스마트 전자레인지’ 분야에 적용은 물론 반도체, 자동차, 탄소섬유, 다이아몬드 등 각종 생산 공정에서의 효율적인 가열에 활용가능 하다는 KERI 측의 설명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열처리 에너지 효율이 선진국 대비 60% 수준에 불과하다. 마이크로파 가열 기술을 통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정부의 탄소중립 실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높은 기술 수준을 인정받아 열 공학과 전기재료 각각의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지고 있는 SCI급 국제 학술지인 ‘Applied Thermal Engineering’과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논문이 게재됐다. 또한 원천기술과 관련한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KERI는 이 기술을 적용이 가능한 다양한 관련 수요업체를 발굴해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