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를 전면 취소하고 부산행에 이어 제주에서 이틀째 일정을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사전 의제 조율를 전제로 한 윤 석열 후보측의 만남 제의를 거부했다.
이 대표는 3일 오전 11시 30분 제주시 연동 소재 모 카페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윤 후보 측에서) 저희 관계자에게 만나자고 제안하면서 의제를 사전에 조율해야 만날 수 있다고 했다"며 "이에 대해 굉장한 당혹감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당 대표와 만나는 자리에 후보가 직접 나오지 못하고 핵심 관계자의 검열을 거치겠다는 의도라면 전혀 만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과 대선후보 간의 대화 자체가 막혀있고 외교 문서같이 사전 조율 방식으로 대화하면 이번 선거는 가망이 없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의제 조율없이)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허심탄회하게 상의할 의사가 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와 함께 윤 후보 측 핵심관계자(윤핵관)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그는 "윤 후보 측 인사들이 얼마나 기고만장하면 당 대표를 가르치겠다고 하나. 기본적으로 누구를 가르친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의견이 나오는 것"이라며 "이런 의견을 제지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특히 "문제의식을 묵인할 때 윤핵관 같은 유형의 사람들이 활개친다"면서 "지금 윤핵관을 걷어내도 다른 누군가가 호가호위할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원인부터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또 윤 후보가 윤핵관을 모르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 달간 윤핵관이 쑥대밭으로 만드는 동안 문제의식을 갖지 못했고, 내용 파악도 못했다면 후보의 눈과 귀를 막은 사람이 누군지 궁금하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정무적인 보좌를 해야 하는데 후보가 나는 몰랐다라고 한다면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지겠나"라고 반문했다.
제주 4.3 배 보상 문제와 관련해선 "제주도당이 의견을 건의하라고 정확하게 지시했다. 특별법 처리를 앞두고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라고 답했다.
한편 이 대표는 기자들과의 만남 이후 곧바로 제주국제공항으로 이동해 울산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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