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6대 광역시 중 하나로 과거 대한민국 산업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어 대구는 수년 간 꾸준히 준비해 온 과정 속에서 비로소 섬유·의류 등 과거 제조업 중심의 산업에서 벗어나 물·에너지·로봇·미래차·의료·스마트시티 등 산업구조의 대전환을 이루는 중대한 시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런 시기에 대구시의 정무특보라는 중책을 맡은 신임 김철현 특보의 역할과 이에 따른 그의 생각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프레시안 : 대구시의 정무특보란 중책을 수락한 배경은?
김철현 : 권영진 대구시장과는 정치적으로 오래된 인연이다. (국민의힘)이준석 당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상계동에서 과거 서울 시의원을 했었다. 이 당시 권 시장이 정무부시장을 했었고, 이후 권 시장은 이웃동네인 중계동에서 국회의원도 했었다. 그러면서 가까워졌다.
이후 당의 정책을 연구하는 여의도 연구소에서도 권 시장이 부소장을 역임할 때 객원연구원으로 함께 활동 했었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인연을 맺어왔다.
그러다 보니 지금의 기회가 찾아왔다. 사실 고민이 많았다. 92년 대학원 진학으로 인해 서울로 상경하며, 30년간 국회와 서울시에서 활동하며 떠나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름 열심히 해왔다고는 생각하지만 시기적으로 대선과 지방선거, 산업대전환 등 중요한 시기를 앞두고 중책을 맡는 것이라 두려움이 더 컸다.
하지만 “고향을 위해 함께 일하자”는 권 시장의 제안에 마음이 흔들렸다. 무엇보다 고향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수구초심(首丘初心)의 자세로 역할을 맡기로 결심하게 됐다. 사실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기대 반, 우려 반’이 솔직한 마음이다.
프레시안 : 정무적 경험이 풍부하다 들었다. 정무특보로서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계획인가?(개선이 시급한 부분과 앞으로의 진행 과정 등)
김철현 : 지난 과거 국회를 비롯해 중앙에서의 활동에 이어 서울시 홍보기획관을 거쳐 시민소통기획관을 한 경험이 있다. 이에 시민과의 소통에 장점이 있다고 본다. 또한 정무란 것이 곧 소통이라 생각하고 있다.
먼저 대구의 경우는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으며, 지역 경제를 비롯해 시민들의 피로감이 상당했다. 그렇다 보니 행정의 작은 실수에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로 인해 7년 반의 과정에서 권 시장의 많은 성과들이 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이에 막힌 곳은 뚫고 끊어진 곳은 연결하며, 시민과 행정의 원활한 소통을 우선으로 하나씩 문제점을 풀어나갈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위기와 지역 경기침체 등 고통을 겪었던 소상공인들의 어려움과 시민들의 밑바닥 여론을 좀 더 촘촘하고 세밀하게 챙겨 사회안전망 확보에 추후 중점적인 역량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프레시안 : 대구 출신으로서 산업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는 대구가 앞으로 가야할 방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김철현 : 대구는 과거 대한민국 산업화의 중심이었다. 어느 순간 수도권 위주의 성장이 이뤄지다 보니 인구유출과 지역 경제위축 등 위기를 맞으며, 대구시민이란 자부심이 사라져 가고 있다. 그 자부심을 다시 불러 일으켰으면 한다.
시 행정의 중심은 시민이다. 대구 인구가 250만이다. 핀란드가 300만이다. 하나의 작은 나라가 될 수도 있는 인구다. 쉽게 말해 안정적인 삶을 위해 수도권 등 타지로 나가지 않고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공하고 대구에서 뿌리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구는 타 지역에 비해 토착민의 비율이 높다. 그 만큼 상대적으로 인구유출이 적고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인프라도 충분히 갖추고 있는 것이다.
대구가 산업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한 만큼 도시구성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측면에도 변화가 와야 한다. 하드웨어 부분에선 일자리창출과 세수증대 등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의 성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소프트웨어 부분에선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란 말이 있다.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출산의 모든 과정부터 노년까지 다양한 지원 정책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을 갖춘 도시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 바로 그런 대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권영진 시장 또한 복지와 도시 성장을 함께 이뤄내겠다는 취지를 담은 '뉴대구 선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프레시안 : 자신의 장·단점은 무엇이며, 권영진 시장과 어떻게 호흡을 맞춰갈 것인가?
김철현 : 서울시에서 홍보기획관 시절 250명의 직원들이 마음을 담아 기념패를 선물해준 적이 있다. 그 기념패의 제목에는 '사람의 향기가 나는 시간이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측은지심'의 마음으로 다가가고, '역지사지'로 상대의 의견을 들어주며 직원들과 늘 소통하는 마음으로 일을 해온 것, 그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본다.
단점에 대해선 뭐라 말은 못하겠다. 덩치도 있고 생긴 것이 좀 무대포처럼 보여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결정 장애라고 해야 하나? 오히려 소심한 부분이 있다.
제가 그런 반면 권 시장은 소탈하다.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가 있다면 직접 몸으로 부딪혔고, 일일이 사람들과 손을 잡고 인사를 하고 다녔던 만큼 성실하고 책임감도 강하다.
서로의 장단점을 살려 열심히 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250만 대구시민의 손을 다 잡을 수는 없겠지만 내년 초 각 지역구를 대상으로 한 개동씩 돌아가며 권 시장과 함께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을 일일이 현장에서 만나 격려하고 의견도 듣기 위한 ‘민생대장정’을 계획하고 있다.
프레시안 : 끝으로 정무특보로서 남다른 각오가 있다면?
김철현 : 코로나19 시기를 지켜보며 행정의 실수와 실책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런 실수들로 인해 그간 대구시가 이룬 많은 성과들이 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다가왔다.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은 만큼 정무적 판단에서 이러한 실수와 실책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조언과 더불어 소통하며, 정무특보로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나갈 각오다.
한편 김 정무특보는 대구 대륜고와 경북대를 졸업하고 한나라당 중앙당 사무처 당직자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권 시장이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재직하던 2006년 서울시의원으로도 활동했다. 또한 2010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며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을 역임, 이후 이완구, 최연혜, 김승수 국회의원 보좌관과 새누리당 중앙연수원 교수를 지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오랜 기간 현장에서 갈고 닦은 노하우와 국회, 정당, 지자체를 두루 거치며 쌓은 풍부한 경험으로 대구시의 시정과 정책 등 다양한 부분에서 뛰어난 역량을 펼쳐 줄 것"이라는 긍정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