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종사자 인건비 용도로 지원받은 보조금을 횡령·유용하거나 후원금 등을 빼돌린 사회복지시설 법인대표와 시설장 6명이 경기도에 적발됐다.
김영수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24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도내 사회복지시설을 중심으로 한 '노인·장애인 복지시설 보조금 비리 및 불법 운영' 기획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단장은 “노인·장애인 복지시설의 보조금 비리 및 불법행위가 적발된 사회복지시설 등 2곳과 이 시설의 운영법인과 시설장 등 6명을 적발해 3명은 검찰에 송치했고, 나머지 3명도 (경찰)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시설 종사자를 허위로 채용한 뒤 인건비 보조금을 횡령하고 거래업체로부터 뒷돈을 챙겨 받는 등의 수법으로 총 2억735만원을 불법 사용했다.
사례를 살펴보면, 안성시 A노인복지시설은 시에서 지원받는 보조금으로 종사자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해야 하는데 전직 시설장 B씨는 약 7년간 576회에 걸쳐 인건비 8693만 원을 횡령해 회식비, 축의금 등으로 유용했다.
특히 B씨는 법인에서 부담해야 할 법인전입금을 보조금으로 충당하기 위해 이 돈 일부를 위탁운영 법인의 본부로 보냈다가 법인전입금으로 되돌려 받는 일종의 '돈세탁'을 하기도 했다.
이 시설을 위탁운영하는 법인은 현직 목회자이기도 한 B씨와 전 사무부장 C씨로부터 급여 일부를 상납받은 후 법인에서 운영하는 교회 은퇴목회자들의 생활비나 법인 본부 업무추진비로 사용하는 등 3989만원의 보조금을 횡령했다.
이천시 D장애인 거주시설 전직 시설장 E씨는 법인대표와 공모해 다양한 수법으로 보조금과 후원금 8053만원을 부당하게 사용했다. D씨는 공개채용 절차없이 생활재활교사를 채용 후 장애인 재활 교육과는 무관한 일반 행정업무를 담당하게 하고 재활업무를 한 것처럼 속여 보조금 1891만원을 빼돌렸다.
또한 시설 운영비를 마련하겠다며 생강밭을 조성한 뒤 인부를 따로 고용하지 않고 재활교사 등 종사자 24명을 5개월 동안 농사에 강제 동원하고 보조금으로 초과근무수당 352만원까지 부당하게 챙겼다.
이 밖에도 E씨는 상습적으로 업무용 차량을 개인용도로 사용했으며, 시설 생계급여 59만원을 직원 회식비로 사용하는가 하면 거래업체로부터 뒷돈 24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법인대표 F씨는 시설에서 모금한 후원금 5490만원을 시설계좌가 아닌 법인계좌로 4년간 370회에 걸쳐 받아 법인전입금으로 조성하는 등 부당하게 사용했다.
사회복지사업법 위반은 최고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단장은 “일부 시설장이 보조금을 마치 곶감 빼먹듯 입맛대로 빼서 써버리고 있었다”며 “이번에 적발된 법인은 전국적으로 모금 활동을 하는 대형 법인으로서, 위탁운영을 하고 있는 전국 70여 개의 사회복지시설이 유사한 사례로 불법 운영을 하고 있는지 보건복지부에 현지 조사를 건의할 계획으로, 도는 공정하고 깨끗한 복지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조금 비리 수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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