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바이든 "대만 독립 지지 안 해"…시진핑 "대만은 중국 일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바이든 "대만 독립 지지 안 해"…시진핑 "대만은 중국 일부"

中 매체, 미중 정상회담 '하나의 중국' 재확인 보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며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보도했다.

16일 중국 관영매체 <CCTV>는 중국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열린 미중 화상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정부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일관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추구하며 대만해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위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간 대만 문제를 두고 대립하던 양국이 일종의 접점을 찾은 것으로 평가할만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열린 취임식에 42년만에 주미 대만 대표를 초청하는 등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대만 문제에 관해 중국에 강경한 메시지를 보냈다.

또 지난 10월 27일(현지 시각)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미국 방송 CNN과 인터뷰에서 대만 방어를 위해 미국과 광범위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미군이 대만군을 돕기 위해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대립 가운데서도 바이든 정부가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 정부의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한 적은 없어,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언급도 이같은 연장선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 15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화상으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미중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라고 정의하면서 "중국 체제의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동맹 강화를 통한 (중국에 대한) 반대도 추구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미·중은 두 강대국으로서 양국과 세계인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의도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켜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양국 경쟁이 공정하고 건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은 대만 문제에 대해 원칙적 입장을 피력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시 주석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이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며 "역대 미국 정부 역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분명하게 약속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평화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비전을 가져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대만 독립의 분열 세력이 도발해 레드라인까지 뚫는다면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로 새로운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중국은 당연히 주권·안보·발전 이익을 수호해야 하며, 미국 측은 이와 관련된 문제들은 반드시 신중하게 처리하기 바란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내보내기도 했다.

대만 사안과 관련해 이날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정부의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 하에 대만과 경제 분야를 포함한 실질 분야의 교류 협력 증진을 위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진핑 "서로의 제도와 발전 경로 존중 필요"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상호 존중 및 협력'을 수 차례 언급했다. 미국이 쿼드(QUAD‧미국, 호주, 인도, 일본 등이 포함된 안보협의체)를 비롯, 오커스(AUKUS‧오스트레일리아, 영국, 미국이 체결한 군사 동맹) 등을 통해 동맹과 결속을 높이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등 중국 견제 움직임을 강화하자, 이를 제어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 한국시간으로 16일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화상 정상회담을 가졌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시 주석은 "지난 50년 간 국제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미·중 관계가 회복·발전해 양국과 세계를 행복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라며 "향후 50년 간 국제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미·중이 제대로 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께서 미국의 대중 정책이 이성적이고 실무적인 방향으로 돌아가도록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은 바다를 항해하는 거대한 두 척의 배"라며 "우리는 키를 잡고 풍랑을 맞으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 편항하거나 속도를 내거나 충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해 양국관계의 협조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시 주석은 "서로의 사회제도와 발전 경로를 존중하고, 상대방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존중하며, 각자의 발전적 권리를 존중하고, 평등하게 대하며, 이견을 통제하고, 구동존이(求同存異, 공통점을 찾아 먼저 합의하고 의견이 서로 다른 점은 남겨둔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국 내 민주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서구의 비판에 대해 "민주주의는 하나의 맞춤형 제품이 아니다. 국민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며 "민주를 이루는 형식이 다르다고 배척한다면 그 자체가 비민주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는 상호존중 위에서 인권문제에 대해 대화하고 싶지만 인권문제를 빌미로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며 "미·중은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체제, 국제법에 기초한 국제질서,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에 기초한 국제관계 기본준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등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공급망을 구축하고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통해 기술‧경제적 패권을 공고히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미·중 경제무역의 본질은 상호 이익이 되는 것"이라며 "미·중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라"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미국은 국가안보 개념의 남용과 중국 기업 때리기를 중단해야 한다"며 "미·중은 세계 경제 회복과 경제 금융 리스크 대비를 위해 거시경제 정책 소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미중의 이익은 깊이가 있고, 싸우면 모두 손해를 본다"며 "지구는 중국과 미국 각자가 함께 발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 제로섬 게임을 하지 않고, 서로 지지 않으면서 이익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중국은 평화를 선호하다며 타국을 침략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했다. 그는 "중화민족의 혈액 속에는 타인을 침략하고 왕으로 군림하는 유전자가 없다. 신중국 성립 이래, 우리는 자발적으로 전쟁이나 충돌을 일으킨 적이 없으며, 다른 나라의 한 치의 땅도 점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반도 문제에 대해 양국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CCTV는 보도 말미에 "양측(미중)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란 핵, 한반도 정세 등 다른 공통 관심사였던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