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교황님께서 기회가 돼 북한을 방문해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찾아 교황과 단독 면담을 통해 "한국인들이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초청장을 보내주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나는 기꺼이 가겠다"면서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이지 않느냐, 기꺼이 가겠다"고 화답했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하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교황의 지속적인 지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코로나19, 기후변화 등 인류가 당면한 세계적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과 교황과의 만남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에도 교황에게 방북을 제안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교황에게 "3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말하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언제든지 다시 오십시오(ritorna)"라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ritorna'는 아마도 영어의 'return(돌아오다)'에 해당하는 이탈리아어인 것 같은데 매우 친근한 사이에서 쓰는 표현이라고 한다"라며 "통역을 한 한국인 신부는 교황께서 ritorna라는 표현을 쓰신 것에 대해 굉장히 좋은 의미로 이례적이었다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통역을 한 신부에 따르면 오늘 교황의 표정이 굉장히 밝고, 또 만족스러워했다"라며 "의례적인 수사 차원에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정말 오늘 특별히 다르셨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교황을 단독 면담한 뒤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면담을 갖고 한-교황청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교황청은 북한 주민의 어려움에 대해 언제든 인도적 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북 요청이 지난 2018년도 제안의 연장선상인지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서 정부는 지속적으로 노력해 오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순방 일정 중 한일 정상 간 만남 여부에 관해선 "현재 확인해 드릴 수 있는 사항이 없고, 우리 정부는 일본과의 대화에 열려 있는 입장"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미 정상 간 만남 가능성에 대해선 "한미 정상 간 만남에 대해서는 한미가 서로 소통하고 있고, 관련해서 현재 언급할 사항은 없다"면서 "이전 정상회담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고, 아직도 한참 더 많은 일들이 이루어져야 된다는 점들을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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