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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스마트 보트’ 산업 책임질 젊은 인재들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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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스마트 보트’ 산업 책임질 젊은 인재들의 축제”

[인터뷰] 윤현규 2021 자율운항보트 페스티벌 조직위원장

‘K-조선 재도약’과 조선업 ‘초호황기(슈퍼사이클) 도래’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극심한 침체기와 불황을 벗어나 13년 만에 최대 수주실적을 기록하며 반환점을 돌아선 국내 조선업계로서는 반갑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한 모양새이다. 국내 조선 빅3가 올해 연간 수주액 목표를 이미 20%대 초과 달성했지만, 장밋빛 전망을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소중립 강화와 맞물려 액화천연가스(LNG)로 대표되는 친환경 선박이 전 세계 선박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이 분야 강국인 대한민국으로서는 분명히 호재로 평가되고 있다.

또 다른 화두인 ‘스마트 선박’도 신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정부도 지난 9월 ‘K-조선 재도약 전략’ 발표를 통해 친환경 선박 세계시장 점유율을 오는 2030년 75%까지 늘리겠다며, 스마트 선박도 5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이를 통해 흔들리지 않는 세계 1위 조선강국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탄소중립에 선도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 정책을 구체화하고 실현하는 데는 많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기술혁신과 전문인력 양성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으로 꼽힌다.

경남 마산로봇랜드 컨벤션센터에서 29일 개막해 31일까지 진행되는 ‘2021 자율운항보트 페스티벌’이 주목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선업 인재들의 산실인 국내 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학생들이 스마트 선박을 주제로 한 창의적 아이디어로 모였기 때문이다.

전국 16개 대학 29개 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자율운항보트 경진대회이다.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현규 창원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를 만나 페스티벌의 개최 배경과 발전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2021 자율운항보트 페스티벌 조직위원장 윤현규 창원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프레시안(김병찬)

프레시안:올해가 두 번째 대회로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했다. 개최 배경은.

윤현규:그동안 대한조선학회에서 주관하고 충남대학교가 주최한 인력선‧솔라보트 대회를 20년 동안 지속해왔다. 3년 전까지 개최했다. 그런데 이 분야는 이미 기술력이 최상의 수준까지 올랐다. 따라서 대회를 개최할 의미가 없어졌다. 대한조선학회로서는 새로운 형태의 대회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1년 정도 고민했다. 어떤 토픽으로 해야 할지를. 그래서 요즘 조선공학 쪽 핫이슈인 친환경 선박과 스마트 선박에 집중했다. 그런데 친환경 선박으로 대회를 치르기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좀 있었다. 결론은 스마트 선박 분야였다. 세부적으로는 자율운항을 토픽으로 하는 대회를 만들자고 결정했다. 대형 상선은 힘들고, 자그마한 모형보트로 하기로 했다. 이것이 이 대회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프레시안:어떤 취지와 목표를 가지고 있나.

윤현규:현재 조선해양공학의 선박 분야에서는 스마트 선박이 가장 핫한 이슈이다. 노르웨이를 비롯한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 중국, 싱가포르, 미국 등 모든 국가에서 선원은 줄이고 세이프티(안전성)는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4차산업 분야가 모든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선박 분야에서도 필요하고, 그런 일을 할 인력들은 현재 조선해양공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다. 그래서 학생들의 그쪽 분야의 기술들을 미리 접해보고 관심도도 높이고, 그런 취지와 목표로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프레시안:기존 선박과 스마트 선박의 차이점은.

윤현규:선박을 운항하며 사람의 손을 최대한 빌리지 않는 것이다. 장애물을 피하고 항로를 결정하는 데 있어 해상의 주변 정보라든지 위성정보 등을 활용해 인공지능이나 프로그램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안정적으로 운항하는 체계이다. 4차 산업혁명이 선박운항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DNA(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분야가 선박에 적용되는 것이다. 흔히 선박 분야를 굴뚝산업이나 제조업 분야와 같이 산업적으로 인식하는데, 그렇지 않다. 스마트 기술의 총화이고 운항뿐만 아니라 설계분야까지도 스마트 기술이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부분들을 학생들에게 조금 더 알려주고 접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가 이 페스티벌에 있다.

▲경남 마산로봇랜드 컨벤션센터에서 29일 개최된 2021 자율운항보트 페스티벌 참가 대학생들이 모형 보트 제어장치를 장착하고 있다. ⓒ프레시안(김병찬)

프레시안:제1회 대회와 올해 대회의 규모는 어떤 변화가 있나.

윤현규:지난해는 첫 대회임에도 조선해양공학과가 있는 전국의 거의 모든 대학에서 참가했다. 17개 대학 25개 팀으로 기억하고 있다. 한 대학에서는 3개 팀이 참가하기도 했다. 대한조선학회에서 주관하는 이 대회는 공지나 규정상 참가자격에 제한은 없다. 하지만 주로 조선해양공학과 학생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올해는 29개 팀이 참가하고 있다. 참가 학생들의 수준은 지난해에 견줘 거의 배 수준이다. 월등해졌다. 규정상 한 팀당 최대 인원은 8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올해는 조직위원이 25명 정도이고 지도교수가 30명 정도 참가하고 있는데 조직위원과 지도교수가 중복되기 때문에 총 40명 정도이다. 지난해는 8월에 대회를 개최했다. 올해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 때문에 일정이 두 달 정도 연기됐다.

프레시안:대회는 어떻게 진행되나.

윤현규:참가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제작한 자율운항 모형보트로 진행된다. 가장 우선적으로는 자율운항보트 설계 심사가 진행된다. 또 길이 50m, 너비 10m의 특설수조 2곳에서 진행되는 원격조종 스피드 경기, 정확한 경로를 따라 가는 호핑투어 오토파일럿, 장애물 통과와 정상통행으로 모형 항구에 도킹하는 자율운항 등 3개 종목의 경진대회를 통해 종합적인 기술력을 평가받게 된다. 원래는 바다에서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행사장 주변 바다의 조수간만의 차이가 100m 정도로 커 경진대회에 필요한 시설물을 설치하고 동일한 조건의 대회를 진행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특설수조이다. 이 부분은 많이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어쨌든 앞으로는 대회를 바다에서 해야 한다. 그래야 실제 해양환경에서 어떻게 자율운항 기술이 적용되고 발휘되는지 알 수 있다. 지난해에는 부경대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는 어떤 팀이 최고의 창의성과 기술력으로 평가받게 될지 무척 궁금하다.

▲마산로봇랜드 컨벤션센터 야외에 설치된 특설수조에서 참가 대학생 팀이 자율운항보트로 대회를 치르고 있다. ⓒ프레시안(김병찬)

프레시안:일정이 연기되면서 참가 예정이었던 외국 팀이 빠졌다는데.

윤현규:예정대로 8월에 개최됐다면 노르웨이에서 참가했을 것이다. 노르웨이에서 열린 대회 우승 대학팀이 직접 참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스 설치를 통해 자체 기술력과 정보를 홍보할 계획이었다. 이게 대회가 연기되면서 취소됐다.

프레시안:국제대회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인가.

윤현규:논의를 더 해봐야겠지만, 이 대회를, 가까이는 일본 팀이나 유럽 팀이나, 이렇게 초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노르웨이 팀과 같은 방식으로 외국 팀을 초빙할 수도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은 미해군연구국(ONR)이라는 곳에서 ‘로봇X’라는 대회를 10여 년 전부터 개최해오고 있다.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의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김진환 교수팀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로봇X’ 대회에서 준우승을 하기도 했다. 이 대회도 우리나라에서 개최를 제안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협력하면 된다. 또 자율운항보트 페스티벌을 전 세계 대학생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로 확대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프레시안:친환경‧스마트 선박의 미래는 어떻게 보나.

윤현규:향후 이쪽 산업의 경우 친환경과 스마트가 결합되지 않으면, 그런 기술과 기능이 결합되지 않은 선박은 퇴출될 것이다. 그렇게밖에 될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경우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엄청나다. 이유는 친환경 기술이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도 산업부와 해수부 통합 관련 분야 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 통합사업단의 사업단장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 사업의 경우 연간 1800억 원 규모로 진행되고 있고, 향후 6~8년이 지나면 종료 예정이다. 그리고 국내 조선소들은 모두 참여하고 있다.

프레시안:K-조선이 이 분야에서도 강자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보나.

윤현규:선박 제조 기술은 우리나라가 단연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다. 이에 걸맞게 자율운항 분야도 유럽에 이어 최고 수준이다. 제어와 항법 관련 센스와 알고리즘 등. 유럽의 현재 수준을 100이라고 보면 우리나라는 95 정도로 높은 톱 수준이다. 톱 수준이라는 것은 남들이 해놓은 결과를 따라가는 것과는 전혀 다른 위치이다. 끊임없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만이 있다는 것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도전해야 하는 위치라는 것을 말한다.

‘2021 자율운항보트 페스티벌’이 주목받는 이유는 조선강국의 위치를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준비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미래의 인재인 젊은 조선해양공학도들이 있다. 이를 반영하듯 29일 열린 개회식에는 대회를 주관한 대한조선학회를 비롯해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중소조선연구원,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또 현대중공업그룹 사내벤처 1호 업체로 지난 6월 국내 최초 완전자율운항 선박 시연에 성공한 ‘아비커스’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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