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4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다시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김씨를, 오후에는 남 변호사를 불러 조사했다.
오전 9시 50분께 검찰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취재진에 "들어가서 소상히 말씀드리겠다. 조사 성실히 받겠다"고 말했다.
오후 1시 15분께 출석한 남 변호사 역시 취재진이 쏟아내는 질문에 반응하지 않고 "죄송하다"고 한 뒤 청사로 들어갔다.
검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사업 설계가 민간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짜인 경위, 두 사람의 역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속했다는 부분 등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기소할 때 배임 혐의를 제외하면서 추후 공범 관계와 구체적 행위 분담 등을 명확히 한 뒤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두 사람을 충분히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씨는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 700억원 뇌물 약속 혐의를 거듭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수백억원의 배당금을 미리 받은 정영학, 남욱에게서 사업비 400억∼500억원을 정산받으려다 2019년부터 다퉈왔고, 그 과정에서 서로 허위·과장 주장을 했고, 상대방의 말이 사실이 아닌 걸 알고 있었기에 지금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한 푼도 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변호인단은 이날 검찰에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수사해달라며 '수사 절차에 관한 의견서'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은 의견서에서 "최근 대질조사에서 정영학 회계사를 상대로 녹취록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하게 하는 식으로 절차를 진행했고, 정작 김만배는 녹취록을 제시받지도 못하고 녹취록의 전후 맥락을 확인해 달라는 절차적 요청도 거부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은 녹음 파일과 녹취록이 적법하게 작성·제출됐는지, 또 녹취록 속 대화의 전후 맥락은 무엇인지 등 확인이 필요하고, 이에 근거해 반론과 소명할 절차적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수사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오후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도 참고인으로 불렀다.
황 전 사장은 최근 경기남부경찰청 조사 당시 "대장동 개발은 유 전 본부장이 주도했고 그가 실세였다"는 취지로 취재진에 말했다.
황 전 사장은 이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유 전 본부장이 해당 자리에 오르는 과정에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개입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전 사장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이 이 지사 개입 여부 등을 묻자 "나중에 다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