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9일 동해상으로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일 정보 기관장의 회동 및 한미 북핵 수석대표 간 종전선언 논의가 진행된 시점에 이뤄진 발사로, 북한이 자위력 강화와 협상 주도권 확보라는 양측면을 모두 고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10시 17분경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SLBM(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해당 미사일은 고도 약 60km, 비행거리 약 590km로 평가되고 있다. 잠수함에서 발사됐는지는 아직 정확하지 않은 가운데, 군 당국은 기존 북한의 SLBM인 북극성 계열과 다른 제원의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이번 탄도 미사일 발사는 지난 9월 30일 반항공미사일(지대공 미사일) 발사 이후 약 3주 만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되는 탄도 미사일을 기준으로는 지난 9월 15일 열차에서의 시험 발사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북한은 지난달 11, 12일에는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28일에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지난달에만 네 차례 미사일 발사 시험을 실시했다.
이같은 북한의 행동을 두고 북한이 올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강화를 위한 5개년 계획을 발표한 이후 여기에 근거해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고, 그에 따라 미사일 시험 발사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즉 미국, 남한과의 협상 또는 이들의 외교적 움직임과는 상관 없이 북한이 나름의 무기 개발 시간표를 가지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1일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기념연설에서 "현실은 우리로 하여금 사소한 자만과 답보도 없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우려들과 위협들을 안정적으로 다스릴수 있는 힘과 수단을 갖추는데 박차를 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방력 강화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런데 북한은 이와 동시에 남북 간 대화에 열려있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21일(현지 시각) 유엔 총회 연설에서 거론한 종전선언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은 9월 24일 담화를 통해 종전선언은 좋은 발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후 9월 29일 김정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계기 연설에서 남북 통신선을 10월에 복원하겠다고 밝혔고, 실제 10월 4일 북한은 통신선을 재가동했다.
또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기념연설에서는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라며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및 군비 확충에 대한 이중 기준 철회 등을 주장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위 담화에서 "종전이 선언되자면 쌍방간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지독한 적대시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부터 먼저 철회되여야 한다"고 밝혔으며 김정은 위원장 역시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미국의 대화 제의는 '대북 적대시 정책'의 연장에 불과하다고 규정했다.
이에 북한이 국방력 강화뿐만 아니라 추후 전개될 협상에서 자신들이 내세운 위와 같은 기준을 관철하기 위해 군사 행동을 계속 진행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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