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평등법)의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100만 도보 행진'이 시작됐다. 이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활동가와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12일 부산에서 출발해 충청도를 거쳐 다음 달 10일 국회에 도착한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는 이날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법기관의 책무를 시민에게 떠넘기지 말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차제연은 "차별금지법은 지난 6월 국민동의청원에 성립해 국회 법사위에 자동 상정됐으나 현재까지 심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국회는 90일의 기간 동안 국민동의청원을 심사하도록 한 국회법도 무시했다. 11월 10일까지 심사기간을 연장하겠다는 통지만 있었을 뿐, 언제 어떻게 시작할지 밝히지 않고 있다"며 도보행진을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현재 국회에는 지난해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이상민,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평등법안 3개 등 4개의 법안이 올라가 있다.
이들은 "국회에 차별금지법이 처음 발의된 것이 2007년"이라면서 "14년의 시간 동안 국회가 만든 풍경이 무엇인가. 인권과 평등의 원칙이 무너지고, 사회구성원 누군가들에 꼬리표를 붙이며 공공연히 모욕하고 혐오하는 문화가 확산됐다. 일을 구하기는 어려웠고 쫓겨나기는 쉬었다. 국회가 뒷걸음질 치는 동안 누군가들의 삶이 벼랑으로 내몰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소수의 눈치를 보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시민이 오히려 소수인 것처럼 외면하는 국회를 향해 소리쳐 달라"고 촉구했다.
100만 도보 행진의 시작을 알리는 이날 기자회견은 서울과 부산, 춘천, 충남, 경남, 울산, 광주, 전북, 경기, 제주 등 전국 10개 지역에서 동시에 열렸다. 30일의 도보 행진이 이루어지는 동안 소셜미디어에서는 '#평등길1110 해시태그' 운동이 함께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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