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국세청, 성추행 피해자 2차 가해 방치...결국 피해자는 목숨 끊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국세청, 성추행 피해자 2차 가해 방치...결국 피해자는 목숨 끊었다"

용혜인 "피해 신고 알고도 묵살, 피해자 보호 조처 없어"…피해자 지난 5월 극단적 선택

국세청이 성추행 피해자의 호소를 묵살하고 2차 가해를 방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자가 사망한 가운데 '공군 2차 가해 사망사건'과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은 사건을 알고도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지 않는 등 필요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2차 가해를 겪던 피해자는 지난 5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반면 가해자는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뒤 지난 6월 명예퇴직했다.

용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9월 말 인천의 한 세무공무원 A 씨는 상사인 과장 B 씨에게 저녁 회식 이후 노래방에서 성추행을 겪었다. A 씨는 피해발생 다음날 세무서장에게 알렸으나, 내부에서 사건 해결이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하에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피해자의 신고 이후에도 3개월 동안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피해자는 가해자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도록 방치됐다. 정부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즉시 피해자가 가해자와 대면하지 않도록 조처해야 한다'는 매뉴얼에 정면으로 반하는 조치다.

2차 가해와 괴롭힘도 겪었다. 해당 세무서장은 피해자에게 "증거가 있느냐", "과장이 너를 아꼈다"면서 피해자의 호소를 묵살했다. 피해자의 외모를 비하하며 "평소 행실이 좋지 않았다", "가해자를 무고했다"는 헛소문도 퍼졌다. 다른 직원들도 피해자의 과거를 날조한 문자메시지를 돌리고 가해자에게 유리한 내용의 탄원서를 집단적으로 재판부에 제출하는 등 집단적 2차 가해가 이뤄졌다.

2018년 11월 가해자에 대한 유죄확정판결이 이뤄졌지만, 가해자는 중앙징계위원회로부터 정직 3개월 징계를 받고 업무에 복귀했다. 가해자는 지난 6월에 명예퇴직한 상태다. 피해자는 사건발생 후 가해자의 사과· 가해자에 대한 징계·본인의 전보조치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피해자는 사건 후 우울증에 시달리다 퇴직 후 올해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용 의원은 "국세청은 사건을 알고도 전혀 조사하지 않았다"며 "판결문 및 피해자의 인터넷 게시글 등을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세무서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2차 가해 행위에 대해 피해자가 사망한 지 4개월이 넘은 지금까지 조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온라인에 작성한 글에도 국세청 감찰부서 역시 가해자·피해자 분리 요구를 묵살하고 조사를 개시하지 않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며 "국세청이 2차 가해에 조력한 것"이라고 짚었다.

세무서가 가해자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린 데 대해서도 "판결문에 나와있듯 가해자 B 씨는 범죄 당시 피해자 A 씨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협박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았다"며 "세무서가 형량에 따른 기계적 판단을 내려 결과적으로 솜방망이 징계했다"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이 사건은 공군 성폭력 피해자 사망사건과 판박이"라며 "국세청이 피해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세청 스스로 이 사건을 처리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며 "국정감사에서 사건에 책임이 있는 가해자, 당시 세무서장, 감찰부서 등을 증인으로 채택하여 신속하게 사건을 재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