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행 도중 화재가 발생한 숙소에서 다른 한국인들의 탈출을 돕다 다친 것으로 알려져 의상자로 선정된 30대가 ‘가짜 의인’으로 드러나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3단독 이혜랑 판사는 사기와 위계공무집행방해,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러시아 여행 중이던 2018년 1월 자신이 머물던 게스트하우스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술에 취해 제때 대피하지 못해 2층에서 뛰어내렸다가 척추 등을 다쳐 전치 6개월의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그는 당시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치료비를 받지 못하게 되자 함께 여행을 간 일행들을 탈출시키느라 부득이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다친 것으로 꾸며 의사상자 인정 신청을 하기로 계획했다.
실제 A씨는 귀국 후 일행들에게 자신이 같은 방에 있던 B씨를 깨워 탈출시키고, 다시 돌아가 나머지 일행 6명의 안위를 확인하느라 탈출이 늦어 사고를 당했다는 내용의 목격자 진술서를 받았다.
또 친분이 있는 러시아 게스트하우스 업주에게 거짓 내용의 진술서를 받아 러시아 경찰 수사기록인 것처럼 꾸민 뒤 같은 해 5월 경기 수원시에 관련 서류를 제출해 의상자 5급으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총 1억2000여만 원의 보상금과 선행 시민 표창장을 받은 것은 물론, 한 대기업에서 ‘올해의 시민 영웅’으로 뽑혀 상금을 타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수원시에 A씨와 관련한 민원 신고가 접수되면서 A씨의 가짜 의인 행세가 들통났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화재 당시 어떠한 구조활동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다른 일행의 도움으로 탈출했음에도 치료비를 지급받기 위해 허위 증거자료를 만들어 의상자 인정 신청을 해 1억 2000만 원이 넘는 이득을 취했다"며 "이 외에도 스스로 영웅화하고 이를 이용해 영리 행위를 하려 해 죄질이 매우 나쁨에도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면서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선고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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