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자민당 총재가 4일 일본의 새 총리로 선출됐다. 내각에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측근으로 알려진 인사들이 요직에 포진해 '포스트 아베 내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은 이날 오후 총리 지명 선거를 잇따라 열고 과반의 찬성으로 기시다 총재를 제100대 총리로 선출했다. 기시다는 2015년 외무상으로서 한일 위안부 합의에 서명한 인물이다.
기시다 내각에서는 총리를 제외한 총 20명 가운데 13명이 처음 입각한다. 새 총리인 기시다의 색채를 살리고 쇄신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그러나 관방장관 등 핵심 요직에는 아베 전 총리의 측근 등이 중용됐다.
기시다 총리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서명한 당사자로, 아베 정권 시절 4년 8개월 여간 외무성을 지낸 인물이다.
아베 내각 시절 요직을 지낸 데다가 이번 선거에서도 아베 전 총리와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기시다 내각의 요직에는 아베-아소 측근들이 발탁됐다.
정부 2인자이자 대변인 격인 관방장관에는 마쓰노 히로카즈 전 문부과학상이 발탁됐다. 마쓰노 전 문부과학상은 지난 2012년 당시 아베 자민당 총재 등과 미국 뉴저지주 지역지 '스타레저'에 일본군 위안부 강제성을 부정하는 광고를 실은 인물이다. 그가 문부과학상이었던 2017년에는 일본정부가 초등·중학교 사회 과목에 '다케시마(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교육을 의무화하는 학습지도요령을 확정하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과 아베-스가 정권을 거친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을 유임시키면서 외교 안보 정책에선 강경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냉랭한 한일 관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 격인 경제산업상에는 아베 전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을 임명키로 했다. 재무상에는 아소 부총재의 처남인 스즈키 순이치를, 신설하는 경제안전보장상에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방위정무관을 임명하기로 했다.
중의원 임기가 이달 21일 끝나는 가운데, 기시다 총리는 14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31일 총선거 투개표를 하는 일정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 승리할 경우 기시다 총리는 특별국회의 재지명을 거쳐 연임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단명 총리로 끝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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