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의혹 사건의 진실 공방이 한창이다. 때는 바야흐로 화천대유 의혹사건의 시간인 듯하나 사건의 진실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국민의힘은 의혹 제기를 주도했으나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 문제가 오히려 드러났다. 곽상도 의원의 아들은 31살이고 아버지 소개로 화천대유에 입사하게 되었고 6년간 재직하였으며 열심히 근무하면서 높은 성과를 만들어 급기야 ‘산업재해‘로 최근에 퇴사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아들의 산업재해를 신청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5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퇴직금을 회사 최초로 수혜받았지만 그 절차는 매우 정당했다고 주장한다. 아들 곽씨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빗대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 속 '말'일 뿐"이라며 "제가 입사한 시점에 화천대유는 모든 세팅이 끝나 있었다. 설계자 입장에서 저는 참 충실한 말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아들과 아버지의 이 같은 주장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바이러스와 생업의 고단함에 맞서서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아버지는 아들의 50억 퇴직금으로 인해 국민의 힘에서 제명되는 상황에 놓이자 부랴부랴 자진 탈당했다. 국민의힘은 대선 유력후보의 ‘어처구니 없는 발언’과 ‘고발사주 의혹’ 의혹에 맞서 화천대유 의혹 사건을 강하게 제기했는데 제 발등을 찍은 모양새다.
화천대유 사건의 본질은 무엇인가. 곽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받은, 이른바 ‘산업재해’를 반영한 퇴직금 50억 원을 포함해, 화천대유의 9500억 원 상당의 대장동지구 개발 이익은 토지에서 발생된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형성된 것이나 다름없다. 대장동지구 사업은 성남시가 100% 출자한 공기업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성남의 뜰이란 민간이 설립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와 함께 그린벨트 지역이었던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땅 약 28만평(92만㎡)에 아파트 5903가구를 만든 사업이다. 대장동 사업은 처음엔 공영개발로 추진되다가 2010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민영개발로 바뀌었다. 2015년 절충안으로 민관합동개발로 추진됐다. 민관합동사업을 시행할 특수목적법인 성남의 뜰이 설립되었고 성남의 뜰 자산관리를 맡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 막대한 이익을 올리자 특혜시비가 불거진 사건이다.
화천대유와 자회사 격인 천화동인이 출자한 돈은 총 3억5000만원이다. 화천대유 등 관계사는 3년 동안 4040억원 의 배당금을 챙겼다. 또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개발로 1822억원을 포함해 개발이익 5503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 같은 개발이익은 사실상 불로소득이고, 불로소득은 시민에게 반드시 되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
꼭 대장동 개발 사업 뿐만이 아니다. 민간이든, 공공이든, 민관합동이든, 전국의 개발 사업에서 생기는 불로소득을 어찌해야 할 것인가. 토지로부터 얻은 개발이익은 기본소득 재원마련 방안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 개발이익은 특정한 개인의 노력으로 발생 된 것이 아니라 공통부(Commons)이고, 공통부는 모두의 것이고 그 이익은 모두의 몫이기 때문이다. 천연자원 및 자연환경, 생태환경을 위시한 토지 그 자체, 그리고 빅데이터 등도 공통부다. 공통부란 소유하든 하지 않든 함께 사용하는 공동자원으로 보면서 자연자원에 한정하지 않고 유형·무형의 공동자원을 모두 포괄하는 보다 폭넓은 의미에서 “공동(共同)의 것”이다. 충남 보령시 장고도의 공동어장의 기본소득과 미국 알래스카주의 영구펀드 배당을 참고하고 활용하여, 토지 그 자체, 자연환경, 천연환경, 데이터 등 공통부에서 나온 개발이익을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할 제도적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다. 그 필요성 또한 분명하다. 어찌 화천대유의 대장지구 뿐인가. 이 말을 하면서 글을 마무리 한다.
김상돈 고려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는 기본소득 국민운동 경기본부 상임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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