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BTS가 참석해 세계적으로 엄청난 이슈와 주목을 받고 있다. 9월에는 매년 유엔 총회가 열린다. 이에 맞춰 전 세계 곳곳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국제행동을 전개해왔다. 그레타 툰베리가 소속된 '미래를 위한 금요일'은 올해 9월 "uproot the system" 기후위기 체제를 뒤엎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9월 글로벌 기후파업을 진행한다.
2019년 9월 한국에선 처음으로 대중적인 기후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회가 열렸다. 당시 가장 핵심적인 요구는 정부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한국도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선언하라는 것이었다. 그 이후 한국 기후운동의 성과로 모든 지방정부에서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하였고, 작년 '한국판 그린뉴딜' 발표와 대통령의 '2050 탄소중립선언' 그리고 최근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까지 발표했다. 이제 한국에서 기후위기를 말하지 않거나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정부와 기업 모두 한목소리로 기후위기를 말하고 있고, 탄소중립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대중적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려내고 기후위기 문제의식을 넓게 확산시키는데 집중했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기후위기를 야기한 주범과 그것을 방관했던 책임자들에게 명확하게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의 위기를 만든 사회구조, 즉 자본주의 체제를 깨부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의 9월 글로벌 행동 슬로건이 작년에는 "우리는 살고 싶다"라는 수동적인 요구였다면 올해는 "지금당장, 기후정의!"라는 적극적 요구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처럼 말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지금 당장 기후정의를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에 맞서 싸우고 누구와 연대할 것인지가 드러나야 한다.
예견된 절망적인 탄소중립 시나리오
문재인정부는 작년 대국민 연설을 통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얼마 전 대통령 산하 기구인 탄소중립위원회에서 제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의지가 1도 없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3개 안 중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안은 단 하나였고, 그마저도 기업과 자본에 대한 책임과 감축의무는 명시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기후위기는 '위기'가 아니라, 대응해야 할 '사안'에 불과하며, 자신의 이윤을 확대할 '기회'에 불과하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대한 부분에서는 '사회경제체제 전환'의 관점과 기후위기에 가장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주체로 세우려는 관점이 부재하다.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의 '혁신'에 대한 믿음이 있을 뿐인데, 이는 탄소중립위가 출범할 때부터 산업계와 친정부 연구기관과 시민단체 등의 소수의 이해관계자들만 모였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이미 정해진 판, 구조 안에서는 탄소중립도 기후정의도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 탄소중립도, 기후정의도, 민주주의도 없는 탄소중립위의 결정에 따라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탄소중립위 해체 투쟁, 기후정의운동의 첫 단추
11월 영국에서 열리는 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전에, 정부는 '탄소중립 없는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확정하려고 한다. 바로 탄소중립위원회를 통해서 말이다. 8월에 제정된 '탄소중립 녹색성장법'은 조만간 발효될 예정이며, 22년부터는 2021년 발표된 '그린뉴딜 종합계획'에 따라 각 분야별로 구체적인 과제들이 시행될 것이다. '에너지 탄소중립 혁신전략', '탄소중립 산업 대전환 추진전략', '건설부문 2050탄소중립 로드맵', '녹색 유망기술 상용화 로드맵' 등 20여개가 구체적으로 제시될 예정이다.
한국에서 기후정의 실현의 첫 출발은 탄소중립위원회 해체로, 기후정의운동의 첫 단추는 기후정의 없는 탄소중립위원회 해체 투쟁이 되어야 한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과 기후정의 실현을 위해 정부와 국회로 대표되는 기존 정치체제는 작동불가능하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다. 또한 기업의 탄소배출감축 의무를 강제하지 않는 현 경제체제에 대한 도전이며, 우리가 기후위기 시대를 헤쳐 나갈 진짜 주체임을 선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050년 향후 30년 미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 그리고 우리의 목소리를 어떻게 확장시켜 나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의 진정한 해결책은 그들의 손이 아닌 우리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을 넘어 기후정의로!
기후위기의 원인은 성장과 이윤중심의 자본주의 사회경제체제라는 것, 그래서 기후위기 대응은 자본주의 사회경제체제를 뒤엎고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 속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다. 우리는 기후정의가 바로 체제를 뒤엎고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사회 경제 정치 질서를 거부하고 자본주의 체제가 아닌, 필요 기반의 돌봄과 생태적 순환 경제와 사회를 추구하고 만들어가자.
'숫자'에만 매몰되어 기업과 시장의 성장만을 염두에 둔 탄소중립을 넘어, 체제전환을 목표로 하는 '기후정의'가 기후위기의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다. 이제 '기후정의'를 위한 사회적 힘을 모아나가야 할 때이다. 누구나 기후정의를 말하고 있다. 기후정의는 현실 정치투쟁의 문제이며, 단순히 구호로 외친다고 되는 것도 아닌 몇몇 당사자 모여 입장 개진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현재의 거짓 기후위기 대응에서 배제되고 피해받는 당사자들이 투쟁을 통해 사회적 압력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사회적 권력을 키워내는 과정이다. 그 시작은 탄소중립위 해체 투쟁에서부터 가능하다. 9월 글로벌 기후행동에서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탄소중립위 해체 투쟁을 전개해 나가자! 기업과 시장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을 '사회적 힘과 권력'을 만들어 나가자!
9월 글로벌 기후행동으로 탄중위 해체 공대위는 탄중위가 위치한 광화문의 콘코디언 빌딩 인근에서 대규모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첫걸음, 9월 25일 3시 탄중위 앞으로 모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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