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휴대폰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는 할머니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9년 간 길러준 친할머니를 살해한 10대 형제가 23일 구속기소 됐다.
23일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임예진)는 친할머니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A(18)군을 존속살해·존속살해미수 혐의로, 동생 B(16)군을 존속살해 방조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대구 비산동 자택에서 잔소리가 듣기 싫다며 친할머니(77)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했고, 이를 목격한 할아버지까지 살해하려하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할머니의 잔소리가 듣기 싫다는 이유로 형인 A군이 할머니를 수십 차례 찔러 살해했으며, 이를 목격한 할아버지까지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범행 당시 A군의 동생인 B군은 할머니의 비명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창문까지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할아버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검찰 조사에서 할머니를 살해한 형 A군은 "평소 휴대폰 게임에 몰입한다는 이유로 할머니가 잔소리를 자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군은 할머니를 살해하기 전 인터넷으로 범행 수법 등을 검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검찰은 이들 형제에 대해 범행이 심신미약 상태에서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형제 모두 주의력 결핍 등으로 인한 진료와 상담 내역은 있지만 폭력 사범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 정도이며, 대검찰청 자문 결과 역시 판단력에 영향을 끼치는 심신 상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 형제는 지난 2012년 8월부터 부모와 연락이 끊겨 조부모의 손에서 자랐으며, 조부모 모두 신체장애 판정을 받은 상태로 당시 형편이 어려워 2013년부터 해당 구청에서 기초생활 수급가정으로 지정돼 지원금을 받아 생활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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