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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부동산 의혹 징계하는 게 포퓰리즘...국민이 이해해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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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부동산 의혹 징계하는 게 포퓰리즘...국민이 이해해 줄 것"

"비과학과 주술로 선거 바라보면 정권교체 요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권익위 부동산 전수조사를 "부실한 조사"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의혹 대상 의원들에 대한 당의 징계 등 조치가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도 "징계를 강행하는 것이 정략적이고 포퓰리즘", "국민이 이해해줄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취임 기자회견 때는 권익위 부동산 조사 결과에 대해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강하게 대처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을 받고 "권익위 조사 결과를 받아들고 '이렇게 부실한 조사가 있을 수 있나' 하고 놀랐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것은 정말 징계 근거로 삼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대부분 의원에 대한 의혹 제기가 종이 한 장 또는 한 장 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권익위 스스로 공언한 '7년 이내'라는 조사 범위를 넘어선 경우도 있었다. (여당과 동수인) 12명이라는 숫자를 맞추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도저히 법 원칙이나 기본적 양식에 근거했을 때 (예컨대) 송석준 의원의 경우 부모가 거주하는 집 창고를 고쳤다는 이유로 의원 징계 근거를 삼는다든지, 이것을 강행하는 게 정략적이고 포퓰리즘적이라는 생각"이라며 "본인 소유관계가 없거나 거래 행위에 개입한 바가 드러나지 않은 의원에 대한 징계도 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아무리 국민에게 공언한 바가 있어도 징계에서 제외하는 게 옳지 않겠나 판단했다"며 "국민들이 이런 부분은 이해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개혁의 진도를 빼야 한다"고 당 개혁을 역설했다. "항상 과감한 자세로 정치개혁을 선도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다만 그가 '당 개혁'의 사례로 언급한 것은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도입 정도였다. 그는 "제가 제안했던 변화 중 가장 많은 조직적 저항에 부딪혔던 것은 공직후보자 기초자격시험이었다"며 이에 대한 당 안팎의 우려를 "개혁 반대", "기득권에 물든 정치인들이 거부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고발 사주 의혹엔…"당 대처에 문제 없었다" 선긋기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이 대표는 "가장 미궁인 부분은 그 문건(고발장)이 생성된 뒤에 과연 김웅이라는 유일한 경로로 당에 유입됐는가"라며 "김웅이라는 단일 경로로 압박이 들어왔다면 선거가 치러지기 전인 4월에 행보가 있었어야 하는데, 김 의원에게 전달된 후에는 구체적 행동이 일어나지 않았고 8월에 접수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문건 생성 주체가 누군지 빨리 밝혀져야 한다. 검찰이라는 공공기관에서 생성된 건지, 아니면 다른 주체가 생성한 것을 전달하는 경로 중 하나로 검찰이 있었던 것인지 문건 성격이 규정돼야 사건이 규정된다"며 "그래서 김오수 검찰총장에게 조사를 빨리 해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김웅 의원까지의 '경로'를 통해 당에 고발장이 전달된 과정은 아직 규명할 부분이 있지만, 당이 고발장을 전달받은 이후의 대처에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저희 당에서 문건을 기반으로 (고발조치 등) 어떤 일이 있었다면 당의 주체들이 문건이 검찰에서 생성됐을 가능성을 인지했느냐(가 문제)"라며 "지금까지는 검찰이 만들었다고 특정된 게 아니고, 이미지 파일로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그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조사 결과"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것이 검찰에서 나온 문건임을 인지할 수 없었다면 다른 행정기관의 제보와 비슷하게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김웅 의원이 전달했다는 경로나 정점식 의원이 전달받았다는 경로가 같은지 모르겠지만, 그 경로 이후 당의 처분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될 상황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에 대해서는 "우리 당 후보에 대한 협박성 발언까지 있어서 강한 유감"이라며 "후보자와의 과거 인연을 언급하며 협박성 입막음을 하려고 하는 것이 조성은 씨와의 만남보다 더 문제가 되는 정치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그 부분에 대해 박 원장이 따로 유감 표명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며 "억울함이 있더라도 정보위 등의 경로를 통하지 않고 언론을 통해 주요 후보자에 대해 그런 말을 했다는 게 믿기 어렵다. 정치를 잘 아는 분이고 국정원장 본연의 책무를 망각할 분이 아닌데 그렇게 했다는 것이 너무 이례적이어서 다른 의구심을 자아내게 만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부정선거 주장, 비과학적이고 주술적"…"언론중재법 합의처리 기대"

이 대표는 전날 당 대선주자 TV토론 과정에서 언급된 '4.15 총선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시청 시간을 극대화하고 그에 따른 광고매출을 얻어가는 유튜브 알고리즘, 구글 비즈니스 모델과 최대한의 표를 얻어야 하는 정당의 목적은 다르다"며 "결국 알고리즘이 만들어 놓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세상'에서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개념이 태동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합만 하면 이긴다', '내 주변에는 문재인 좋아하는 사람 없다', '여론조사는 조작되었다', '부정선거를 심판하라'와 같은 비과학적이고 주술적인 언어로 선거를 바라보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정권교체는 요원해진다"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비판했다.

기자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당 대표로서 부정선거 이슈 등 개별 사안에 입장을 표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지만 경선 기간인 만큼 그 부분은 자제하겠다"고 하면서도 이어진 질문엔 "(전당대회 과정에서) 입장을 많이 밝혔고 그 입장이 유지되고 있다. 기초적인 논리적 모순을 지적하자면, 이 분들은 '문재인 정부가 총선을 조작했고 석연찮은 이우로 서울·부산시장 선거는 지고 대선은 이기려 한다'는 것인데 이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이것을 바탕으로 지지층에게 정견을 알리고 세를 확산하려 하는 분들이 정말 보수를 사랑하는 분인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날 TV토론회에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총선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며 윤석열·홍준표 등 다른 주자들에게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거듭 질의했었다.

언론중재법과 관련해서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독소조항인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에 대해 통큰 합의를 해준 것에 사의를 표한다"며 "다만 그 외에도 독소조항이 더 있다. 징벌적 배상, 열람중단청구권 등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완전한 해법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송 대표가 '추정 조항'을 덜어내겠다고 통큰 판단을 한 것은 유엔 등 국제단체의 우려에 압박을 느낀 부분이 있어서라 생각하는데, 사실 유엔 등은 징벌적 손배 부분도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고 그 조항까지 덜어내는 것을 천명한다면 논의를 가속화할 수 있고, 그러면 27일 합의 처리 가능성도 열리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전날 안철수 국민의딩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에는 "어떻게 봤냐고 하시는데 저는 안 봤다"며 "제가 먼저 다시 제안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혹시 합당 생각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 달라"고 차가운 태도를 보였다.

이 대표는 "제가 안 보고 안 듣는데도 가끔 국민의당 소식을 접하는 경우는 국민의힘에 다소 약점이나 아픈 부분이 있을 때 국민의당이 지적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며 "그것이 야권 전체 긴장을 위한 긍정적 의도를 가진 지적이라고 믿고 싶다"고 에둘러 불편한 심경을 표했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이런 대화를 한 적이 있지만, 국민의당과의 합당 파기 선언 후에도 서울시정 내에서 국민의당 인사 배려는 계속되고 있다. 저희는 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고 공격하면서 "내년 3월 9일(대선일)에도 국민의당이 스스로를 연립정당이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을 정도로 신뢰관계를 형성하면서 대선에 임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자신의 종로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설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종로 보선이나 지방선거에서의 (저의) 역할을 언급하면서 여러 시나리오를 짜는 분이 있는 것 같은데, 그건 자유"라면서 "저는 대선 승리 외에는 머릿속에 없다"고 했다. 그는 "저는 정치를 시작하며 길게 하겠다고 생각했고, 제가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서울 서민들이 거주하는 제 고향 상계동에서 의원이 되는 게 꿈이지 국회의원 되는 것 자체가 꿈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재외국민 우편투표 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투표권 확대 노력에는 긍정적으로 임하려 하지만, 우편투표는 전 세계 각국의 우정 시스템에 의존하는 방식인데 국가에 따라 민영으로 운영되는곳, 국영이지만 검열 등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국가 등이 있다. 국민 투표권 보장이라는 대원칙은 지지하지만 모든 국가의 우편제도를 신뢰할 수 있느냐에는 다른 의견이 있다"는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7월 28일 유학생 온라인 간담회 후에는 "제가 지난번 여야 대표 회동에서 우편투표 확대 가능성, 투표소 확대 등을 말했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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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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