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도발' 발언에 김여정 "부적절한 실언…매우 큰 유감"

"대통령이 상대방 헐뜯으면 북남관계 파괴…그것을 바라지 않아" 수위 조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도발'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김 부부장은 동시에 남북관계의 파국을 바라지 않는다며 비판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15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된 담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의 미사일 전력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에 충분하다'는 부적절한 실언을 했다"며 "대통령이 기자들 따위나 함부로 쓰는 '도발'이라는 말을 망탕 따라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 시험장에서 국내 첫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발사 시험을 참관한 자리에서 이같은 발언을 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지금 남조선(남한)이 억측하고 있는대로 그 누구를 겨냥하고 그 어떤 시기를 선택하여 '도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당 대회 결정 관철을 위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의 첫해 중점 과제 수행을 위한 정상적이며 자위적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꼬집어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남조선의 '국방중기계획'이나 다를 바 없는 것"이라며 "남조선이 발표한 '국방중기계획'이 특정한 누구를 겨냥한 것이고 조선반도(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임을 스스로 인정한다면, 우리도 한사코 남조선이 우리의 계획과 해당 활동을 걸고 든다 해도 무방하고 당연하다 여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자기들의 유사행동은 평화를 뒤받침하기 위한 정당한 행동이고, 우리의 행동은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으로 묘사하는 비논리적이고 관습적인 우매한 태도에 커다란 유감을 표하며 장차 북남 관계 발전을 놓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김 부부장은 "'대통령'까지 나서서 대방을 헐뜯고 걸고 드는데 가세한다면 부득이 맞대응 성격의 행동이 뒤따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북남관계는 여지없이 완전 파괴에로 치닫게 될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해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날을 세우면서도 남한과 관계를 더 악화시키지는 않겠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매사 언동에 심사숙고하여야 한다. 앉아서 '북한'을 이길 수 있다는 '힘자랑'이나 하는 것이 '대통령'이 할일인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라며 문 대통령에게 발언에 신중을 기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