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직면한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사태와 관련, 국민의힘 내 경쟁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윤 전 총장에 대한 협력 의지를 밝혔다. 이번 현안에 대한 공동대응이 차후 경선 과정에서의 연대로 발전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고발 사주' 의혹 사태에 대한 대처를 의제로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회동 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야당 후보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것은 묵과할 수 없는 대선개입 행위로서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리는 폭거이자 유권자 국민을 모독하는 처사"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드루킹 사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 현 정권 사건들은 미온적으로 지연시키더니, 친여 시민단체가 고발하자 기다렸다는 듯 공수처가 팔을 걷어붙인 것은 정치적 중립(위반)을 넘어선 정치공작 가담"이라고 주장하고, 나아가 "국가 정보기관 수장의 수상한 만남은 한 점의 의혹 없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박지원 국정원장과 제보자의 지난달 만남에 대한 의혹도 공동으로 제기했다.
이들은 특히 "우리 두 사람은 정권의 대선 개입 공작을 분쇄하고 국민의 열망인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권교체 열망을 꺾으려는정치 공작이 계속된다면 국민 저항에 부딪칠 것을 경고한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취재진으로부터 '두 사람의 향후 연대 가능성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이 나오자 최 전 원장 측 김선동 전 의원은 "발표문 끝에 보면 (그) 정신을 말씀하신 것"이라며 '우리 두 사람'이라는 표현을 부각시켰다.
윤 전 총장 측 이상일 전 의원은 "(비공개 회동에서) 최 전 원장이 '잘 극복하시라'는 말씀을 했고, 윤 전 총장은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했다"고 대화 내용 일부를 전했다. 이 전 의원에 따르면, 이날 회동은 최 전 원장 측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최 전 원장의 이같은 움직임은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 간의 합종연횡 상황과 맞물려 눈길을 끌었다. 홍준표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을 공격하고 있고, 윤 전 총장은 이에 대해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 전 원장은 이 사안에 대해 윤 전 총장과 같은 입장임을 밝히며 힘을 실어준 셈이다. 반면 이날 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박찬주 예비후보는 홍 의원 지지 입장을 밝혔다. 윤·홍 두 주자는 최근 여론조사상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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