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다음주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다. 왕이 부장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은 정상 간의 상호 방문 및 북한의 영변 핵 시설 재가동 문제, 미국 관련 국제 정세 등 여러 사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정의용 장관은 14~15일 정 장관의 초청에 따라 한국을 방문하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15일 수요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가진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서 양 장관은 한중 양국 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며 "이번 회담이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양국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며,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 4월 3일 중국에서 열린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 배경을 두고 이날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6월 한중 외교장관 통화에서 상호 긴밀하게 교류 및 소통하기로 했다는 양측 공감대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내년에 있을 한중 수교 30주년 계기 한중 간 문화 교류 촉진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보다는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인한 국제 정치 상황 변동 및 미국‧중국 간 갈등, 북한의 영변 핵 시설 재가동과 남북 간 통신선 단절 등 한반도와 국제사회를 둘러싼 안보 문제들이 보다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양국 관계에 있어 몇몇 사항들과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문제 부분 등이 논의될 예정"이라며 "(이 중) 양국관계와 한반도 정세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되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일(현지 시각) 미국 하원에서 통과된 2022년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냉전 시대 소련과 동구권을 견제하기 위해 1946년 미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영국 등 영어권 5개국이 만든 협정 '파이브아이즈'를 한국과 일본 등에 확대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중국의 견제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정부는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파이브아이즈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왕이 외교부장 방한 때 이 문제가 논의되는 것이냐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제가 알고 있는 한 논의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 간 방한 및 방중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2월로 예정된 베이징 동계올림픽 계기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에 한중 양측 정부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선 중국 입장에서는 홍콩, 신장 위구르 사안 등으로 인해 서구 국가들로부터 기본권 측면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대통령이 올림픽에 참석한다면 이러한 지적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베이징 올림픽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계기로 북한과 대화 및 접촉을 시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수요가 있다.
이에 코로나 19로 인해 미뤄졌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6일 "시 주석 방한도 논의 가능한 의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진전사항이 있냐는 질문에 "현재로는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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