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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노동자의 위험 수당: '혁신'의 그늘을 조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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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노동자의 위험 수당: '혁신'의 그늘을 조명하다

[프레시안 books] <라이더가 출발했습니다>

<프레시안>의 허환주 기자와 <뉴스타파>의 강혜인 기자가 함께 쓴 책 <라이더가 출발했습니다>(후마니타스)가 출간됐다.

이 책은 각 언론사에 연재된 공동 기획 '배달 죽음'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연재 바로 보기). 타 매체와 경쟁만이 표준이 된 언론계에서 2년 반이라는 장시간의 협업을 통해 하나의 기획이 나왔다. 이례적이다.

책은 어느새 우리 삶에서 뺄 수 없는 존재가 된 라이더, 즉 배달노동자와 그 뒤에 자리한 거대한 플랫폼 기업의 세계를 다룬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배달노동자가 21세기 산업 혁신의 상징이 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다.

이 게임의 장에서 오직 소비자의 역할만을 수행하는 우리 대다수에게 만인의 배달 시대가 가져온 그림에서 그림자는 없다. 반찬을 배민으로 주문해 먹는 시대! 집안일도 경쟁 체제로 인앱 주문할 수 있는 시대! 앞장서 제시된 비대면 시대의 소비 행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부쩍 코 앞에 다가온 21세기 혁신을 우리는 그저 소비만 할뿐이다. 플랫폼 기업을 떠받치는 이 '첨단 노동'의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이에게 위험 노동은 남의 이야기다.

그 이면에서 누군가가 길거리에서 죽어간다. 책에 나온 사례에서 보이듯, 라이더들은 가장 먼저 신호를 위반하는 요령부터 배운다. 그래야 더 빨리 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돈을 움켜쥘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길거리에서 신호를 위반하는 오토바이를 보며 불쾌한 시선을 던져본 적 있을 것이다. 굳이 인도를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자전거 배달원을 보며 짜증을 낸 적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누리는 편리의 그림자다. 한강에서도 치킨을 시켜먹는 게 가능한 이유, 배고프면 한밤이라도 야식을 주문할 수 있는 '첨단 코리아'가 가능한 이유다. 우리가 불쾌하게 바라보는 그들이 목숨을 걸고 질주해 우리의 첨단 문명이 기능한다.

책은 운전면허도 없이 배달을 하다 사망한 열여덟 민준 군의 죽음을 시작으로 만들어졌다. 그를 포함해 다양한 라이더들의 목소리가 책에 담겼다. 책은 이들을 시작으로 혁신의 아이콘이 된, 즉 오늘도 숱한 라이더들의 위험을 바탕으로 공룡이 된 플랫폼 기업 체제까지 현대 한국의 한 이면을 깊이 조명한다.

따라서 책은 독자에게 묻는다. 이 '혁신'의 시대에서 당신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플랫폼은 정말 '혁신'이 맞는가? '혁신'은 이래도 되는가? 

▲<라이더가 출발했습니다>(강혜인·허환주 지음) ⓒ후마니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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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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