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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피해자 손 들어준 대한체육회.. 스포츠 학폭 가해자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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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피해자 손 들어준 대한체육회.. 스포츠 학폭 가해자의 최후

[피 묻은 핸드볼, 잔인한 학폭 가해자]

체육계와 사법부가 반성 없는 학교폭력 가해자 대신 피해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대한체육회는 25일 경희대 핸드볼팀 선수인 김승환(가명. 20세)에게 자격정지 5년 징계를 결정했다.

법원에서도 그의 학폭 사실을 인정하여 그가 강제전학 처분을 받은 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최악의 날을 맞은 주인공은 <셜록>이 지난 7월 20일부터 보도 중인 청주공고 핸드볼부 폭행 사건의 가해자다.

그는 당시 1학년 선수였던 이규민(가명. 18세)을 6개월 이상 야구방망이 등을 사용하여 폭행했다. 이러한 혐의로 올해 5월 충청북도체육회로부터 자격정지 3년 징계를 받았다. 이후 가해자와 피해자 양측 모두 대한체육회에 재심의를 신청했다. 이런 결정에 대해 가해자는 징계 수위를 높여달라고 했고, 피해자는 높여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이하 공정위) 재심의에서 가해 선수의 징계는 2년 늘어났다. 대한체육회 공정체육실은 “공정위에서 관련 기관과 피해자가 낸 자료를 검토하고 피해자의 의견을 받아 자격정지 징계가 5년으로 결정됐다”라고 밝혔다. 자격정지를 받은 선수는 해당 기간에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대한체육회 건물 외관 ⓒOBS 제공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태형 변호사는 올라간 징계 수위에 대해 “김승환이 특수폭행한 게 6월에 공소 제기돼서 수위가 올라가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했다. 김승환은 지난 6월 16일 특수폭행으로 청주지방검찰청에 기소되었다.

피해자 측은 애초에 가해자 영구제명을 요구했다. 가해자가 스포츠에서 퇴출돼야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그럼에도 피해자 측은 한발 양보해 대한체육회의 결정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어머니 박지희 씨는 징계 수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승환이 다시는 선수 생활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어요. 규민(가명)이는 지금도 용서가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김승환이) 어떤 생각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최근 부모의 행보에서 반성의 기미가 없어서 영구제명 받아도 됐다고 생각합니다. 영구제명이 아니면 저희한텐 어떤 의미도 없지만, 징계 수위가 올라간 거에 만족해요. 대한체육회의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법원도 김승환에게 철퇴를 가했다. 대전고등법원 청주제1행정부(재판장 원익선)는 25일 김승환이 청주교육지원청(이하 교육지원청)을 상대로 낸 강제전학 취소 청구 소송에서 1심 판결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는 작년 8월 24일 청주교육지원청이 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강제전학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대전고등법원에서 김승환이 교육지원청을 상대로 낸 강제전학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김승환)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해 학생의 진술이 신빙성 있고 원고(김승환)가 피해 학생의 주장처럼 언어폭력 및 신체적 폭행 등 가해행위를 하였다”라며 “이 사건 처분(강제전학)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사자들이 법원에서 추가하거나 강조하여 주장하는 사항 등에 대해 1심 판결을 수정하는 것 외에는 (판결 이유가) 제1심과 같으므로 제1심판결을 인용한다.”라고 밝혔다.

결국 경희대는 대회 한 번 출전시킬 수 없는 체육특기생을 선발한 셈이다. 이번 법원 판결과 대한체육회 결정에 대해 경희대 입학처는 "입학 취소 요건은 안 되지만, 다시 한번 확인해보겠다"라는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다.

청주공고 핸드볼부 코치이자 김승환의 아버지인 김병국 씨(가명)는 2019년 9월부터 야구방망이로 이규민의 엉덩이를 내리치고 뺨을 때렸다. 그는 작년 7월 교육지원청으로부터 코치 직무가 정지됐다. 지난 6월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으로 청주지방검찰청에 기소되었다. 아버지와 아들이 동시에 재판에 회부될 예정이다.

▲공을 던지는 포즈를 취한 이규민(가명) 학생 ⓒ주용성

강제전학 처분, 특수폭행 기소, 대한체육회 자격정지 징계까지…… 피해자가 폭행 사실을 말했을 때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가 있었다면 이 모든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애초에 피해자는 가해자를 용서하려고 했다. 박지희 씨는 지난 10일 기자에게 “아이가 맞고 (청주공고 핸드볼) 팀에서 나왔을 때 억울하고 분했지만 코치와 김승환한테 사과를 받고 마무리 짓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최악의 하루는 결국 그들이 자초한 일이다.

이 기사는 프레시안-셜록 제휴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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