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 제 발로 들어가 친구를 때려 숨지게 했다는 40대 무술유단자의 '자수'에 이어 모텔에서 마약을 하다 환각상태서 제 손으로 경찰에 신고하는 '자충수'를 둔 30대의 상반된 범죄자백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에 사는 A 씨는 지난 14일 자신의 집에서 친구 B 씨와 술을 마시다 말다툼으로 시작된 싸움이 주먹과 발이 오고가는 일로 커졌다. 무술유단자인 A 씨는 B 씨를 마구 때리고서야 폭행으로 번진 다툼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친구에게 얻어맞은 B 씨는 돌아가지 않고 A 씨의 집에 머물렀다. 그렇게 머문 시간이 일주일 정도 흘렀을 무렵인 지난 21일 B 씨는 일어나지 못하고 돌연사했다.
친구의 사망을 확인한 A 씨는 자수하기로 마음먹고 경찰서로 향했다. 경찰서에서 A 씨는 "일주일 전에 내가 때렸는데 아무래도 나 때문에 죽은 것 같다"고 다툼 당시의 상황 등을 그대로 진술했다.
A 씨는 경찰에서 "병원에 가자고 해도 친구가 거절해서 병원에는 가지 못했다"며 "사망한 날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깨웠는데 일어나지 않아 확인하니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의 진술에 대해 함께 살고 있는 C 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한 뒤 본인이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B 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자신의 범죄를 스스로 털어놓은 A 씨와는 정반대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환각상태에 빠져 신변의 위협을 느끼던 30대 남성은 자신의 범죄현장을 경찰에 자진납세한 신세가 됐다.
지난 21일 새벽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의 한 모텔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D 씨의 눈에는 누군가가 자신을 쫓아오고 있는 환각증상에 빠졌다.
환각증상이 가라앉지 않은 D 씨는 제 손에 들려있던 휴대폰으로 112에 전화를 건 뒤 "내가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 도와달라"고 말했다.
신고를 접수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 씨가 횡설수설하자 마약투약을 의심하고, 간이시약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양성반응을 확인한 경찰은 A 씨를 현행범으로 긴급 체포했다.
현재 경찰은 A 씨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한편 마약을 입수한 경로와 투약 횟수 등 여죄를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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