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정권 장악이 현실화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과 유사한 상황이 한국에서도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주장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터무니 없고 황당한 이야기"라고 일갈했다.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정을 체결했음에도 결국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의 손에 들어간 것처럼,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는 것에 대해 안보 측면에서 우려가 많다"고 했다.
이에 정의용 장관은 "아프가니스탄과 우리의 안보 상황을 비교하는 것은 너무 황당하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대한민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같은 허약한 정부가 아니다. 민주적으로 선출되어 확보한 안보관을 가지고 자체 방위력을 엄청나게 증강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 19일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한국과 아프가니스탄은 다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과) 평화협정은 한반도에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관한 진전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 걱정을 하는 것이 황당한 것이냐는 정 의원 질문에 "황당한 것이다. 한국의 국방력이 세계 5~6위다.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대한민국 정부를 어떻게 부패와 무능한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비교하나"라고 반박했다.
정진석 의원에 이어 같은 당 지성호 의원도 불안함을 지적하자 정 장관은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국민들의 안보 불안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설사 그렇다고 해도 책임있는 위치에 있으신 분들이 불안감을 조성하지 말아야 하지 않나. 한국이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우리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장관은 "물론 아프가니스탄 상태는 국제 정치적으로 불안한 일이다. 그건 그것대로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것이고,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불안한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이승만이 도망간 것과 유사한 사태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했다. 그렇게 아프가니스탄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황당하긴 하다"라며 "그런데 이를 한국의 현재 안보 상황과 비교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이 주한미군 기지에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수용하려는 것에 대해 미국과 논의한 바 있냐는 질문에 정 장관은 "주한미군 기지에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수용하려는 것에 대해 미국과 전혀 논의가 없다"며 "만약 그렇게 한다면 미국이 다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에 도움을 준 분들 중에 이주 희망자가 있다"며 "안전한 이동 방법을 고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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