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안에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시작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양적완화 기조의 전환을 알리는 이 소식에 뉴욕증시는 크게 휘청거렸다.
연준이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참석자는 "올해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연준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매달 1천200억달러 상당의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고 있다.
이러한 자산 매입 규모를 연내 줄이기 시작해야 한다는 견해에 무게가 실린 것은 테이퍼링의 전제 조건들이 이미 달성됐거나 곧 달성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연준은 평균 2%의 물가상승률과 최대 고용이라는 목표치를 향해 '상당한 추가 진전'이 이뤄지면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연준은 의사록에서 "대부분의 참석자는 물가 안정 목표와 관련해 이러한 기준이 이미 달성됐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최근 몇 달간 5%를 넘나드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낳고 있다.
고용 문제에 대해선 "대부분의 참석자는 최대 고용을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라는 기준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올해 안에는 달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지난달 FOMC 회의에서는 연내 테이퍼링 시작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
다수의 참석자는 현 경제·금융 상황에 비춰볼 때 "몇 달 안에"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것이 타당하고 판단했으나, 다른 몇몇 참석자들은 "내년 초에 시작하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고 연준은 전했다.
내년 시작을 주장한 위원들은 노동시장 회복을 위해선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좀 더 필요하다며 조기 테이퍼링에 반대했다.
이들은 "고용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가 바꿔놓은 경제 구조의 변화를 고려할 때 대유행 이전 수준의 고용 회복을 목표로 삼는 것은 "올바른 기준이 아닐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서도 견해가 엇갈렸다.
몇몇 위원들은 "소수의 분야에 집중된 물가 상승이 지속적인 하락 경향을 극복하기에 충분할 만큼 기저의 물가 원동력을 바꿀 것 같지 않다"며 오히려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일부 이견에도 연내 테이퍼링 착수 쪽으로 연준 내 다수 의견이 모였다는 의사록 발표에 관망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가파른 하강 곡선을 그렸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2.59포인트(1.08%) 떨어진 34,960.6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7.81포인트(1.07%) 내린 4,400.27에,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30.27포인트(0.89%) 내린 14,525.91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 마감이다. 직전까지 다우 지수와 S&P 500 지수는 5거래일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동반 경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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