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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무사 인맥으로 너 힘들게 한다"…사망 해군 중사, 2차가해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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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무사 인맥으로 너 힘들게 한다"…사망 해군 중사, 2차가해 시달렸다

피해자 유족 측 "기무사 인맥 들먹이며 '힘들게 할 수 있다' 협박"

상관의 성추행을 신고한 뒤 사흘 만에 극단적 선택을 한 해군 중사가, 부대 상관으로부터 "진급 고과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있다"는 협박에 시달렸다는 유족 측 주장이 제기됐다. 성추행 피해 후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피해자를 둘러싼 조직적 2차 가해가 있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유족 설명에 따르면 이미 구속된 가해자 말고 그 이상의 상관이 '덮고 가자. 진급 문제가 있지 않냐' 이렇게 회유성 협박을 계속했다"면서 "'고과 점수를 안 줄 수 있다', '내가 기무사(현 안보지원사) 네트워크(인맥)가 있어서 너를 힘들게 할 수 있다'는 말까지 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사망 당일 유족을 만난 하 의원은 "고인은 군에 들어온 지 11년 차로 진급 (심사를 앞둔) 케이스였다. 군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강하고 커리어를 계속 쌓으려는 의지가 강했던 분"이라며 "이런 분한테 진급에 필요한 점수를 갖고 압박한 것은 2차 가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가해자 분리조치 등이 전혀 집행이 안 됐고 가해자가 업무지시를 내리는 직속상관인데 (성추행) 바로 다음 날 점심 때 화해하자고 (피해자를) 불러놓고 '술 한 잔 따르라, 술 안 따르면 3년간 재수없다' 이런 악담을 했다"며 "그 이후에는 업무를 안 주는 등 조용히 덮고 가자는 압박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차 가해가 심각하니까 (두 달여 만에 정식)신고를 하게 된 것"이라며 "진급을 매개로 치졸한 협박을 한 것이 이번 사건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앞서 피해자가 지난 5월 27일 상관인 A 상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뒤 평소 친분이 있던 주임상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상부에는 보고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가 올해 말 상사 진급평가를 앞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성추행 피해를 정식신고할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사망 9일 전 가족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제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신고를 안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신고 뒤에도 부석종 해군참모총장과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즉각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성추행 사건 수사가 9일 시작됐지만 부 총장은 이틀 뒤인 11일에야 해군본부 군사경찰로부터 이를 보고받았다.

해군은 "신고 당시엔 참모 보고 사안이었다"고 해명했지만 피해자가 섬을 떠나기 전부터 성고충상담관의 긴급심리상담이 시작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었다는 점, 공군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에서도 늑장·축소 보고가 비판을 받았다는 점에서 군 내부에서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한편 성추행 피해 뒤 2차 가해에 시달리던 피해자가 사망한 공군 사건 이후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출범한 민관군 합동위원회는 17일 해군 사건 관련 긴급 임시회의를 개최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서 장관과 부 총장에게 이런 의혹들을 따져 물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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