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부산도시공사 사장에 내정됐던 박현욱 전 수영구청장이 '보은 인사'라는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진 사퇴의사를 나타내는 일이 벌어지면서 박형준 부산시장의 리더쉽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박 전 구청장은 이날 오전 박형준 시장에게 전화를 통해 내정 철회를 요청했다.
부산도시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지난 7월 7일 박 전 구청장과 김가야 동의대 명예교수를 차기 사장 후보자로 선정해 부산시에 추천한 뒤 한 달여 만에 박 시장은 지난주 박 전 구청장을 신임 사장으로 임명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박 시장은 자신의 최측근 인사인 박 전 구청장의 사장 선임을 두고 '보은 인사'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었기에 고심을 거듭했으나 재선 부산시의원, 3선 구청장이라는 개인 능력을 높게 평가해 임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박 전 구청장은 내정 사실이 알려진 후 오히려 더 큰 부담감을 느꼈다. 또한 부산시의회 인사검증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맹공을 받게 되면 박 시장에게 불필요한 잡음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생각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박 전 구청장은 "집사람과 주변의 만류가 있었고 박 시장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오랫동안 고심했다"며 "앞으로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도 있어서 당을 위해 나름의 역할을 할 생각이다"고 입장을 전했다.
문제는 지난 5월부터 사장이 공석이 된 부산도시공사가 벌써 3개월째 업무에 지장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권한대행 체제는 유지되고 있으나 사장이 없으면 진행할 수 없는 사업건도 있어서 내부에서도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재공모가 이뤄지더라도 적임자가 없을 경우 임명이 지연될 수밖에 없고 이번 사태가 부산교통공사 등 현재 공석인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프레시안>과 만난 박형준 부산시장은 "시의회와 다른 곳에서 부정적인 기류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 본인이 저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기 않게 위한 결정이니 그 뜻을 존중해야 한다"며 "빨리 더 좋은 적임자를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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