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정부 붕괴 사태와 관련해 미군을 철수시켜 아프간 전쟁을 끝내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나의 결정을 분명히 지지한다"며 아프간에서 미국의 임무는 국가 재건이 아닌 테러 대응이었다고 강조했다고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은 아프간이 탈레반에 함락된 이후 처음 나온 것이다.
그는 특히 아프간 정부가 포기한 전쟁에서 미군이 희생돼선 안 된다며 미국의 국익이 없는 곳에 머물며 싸우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올해 안에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이전의 협상안을 고수할지, '세 번째 10년' 전쟁을 위해 수천 명의 미군을 추가로 아프간에 보낼 것인지 양자택일에 직면했었다면서 또 다른 대통령에게 결정을 맡기는 것보다 아프간에서의 좋지 못한 결과에 대한 비판을 자신이 떠안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난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시킬 좋은 시기가 결코 없었다는 사실을 20년 만에 어렵게 깨달았다. 그게 우리가 여전히 거기에 있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아프간 전쟁은 2001년 9·11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테러조직 알카에다 소탕을 명분으로 미국이 시작한 전쟁으로 올해 꼭 만 20년을 맞는다.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은 아프간 전쟁을 위해 또 다른 10년을 소모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로이터는 "이날 연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위기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혼란스러운 철군에 대한 광범위한 비판을 일축한 것"이라고 평가했고, AP는 "바이든의 어조는 도전적이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정부의 붕괴가 예상보다는 빨랐다고 인정하면서도 철군하기로 한 것은 "미국을 위해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무장세력 탈레반의 예상보다 빠른 아프간 함락과 관련해선 아프간 정치 지도자들과 군에게 그 책임을 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진실은 (아프간 함락이) 예상보다 빨리 전개됐다는 것"이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아프간 정치 지도자들은 포기하고 국외로 도피했고 아프간군은 때로 싸우려 하지 않는 등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을 향해 미국의 아프간 철수 작전이 방해 없이 진행되도록 하지 않으면 파괴적인 무력 등 신속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앞으로 며칠간 아프간에 있는 수천 명의 미국인들을 대피시키고 동맹 및 아프간 조력자들의 안전한 탈출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향후 계속해서 아프간 국민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대국민 연설을 위해 휴가지인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다시 별장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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