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은 경제 회복이 계속된다면 3개월 뒤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하기로 합의하는 데 근접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경기 부양을 지원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매달 1천200억 달러 상당의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고 있다.
이러한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이른바 '테이퍼링'을 연내 시작할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최근 두 달 연속 고용 지표가 예상 이상으로 잘 나오면서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공표하고, 이르면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에 실제로 착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WSJ은 전했다.
일부 인사들은 테이퍼링 절차를 내년 중반까지 모두 마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말 또는 내년 초 시작에 무게가 실렸던 테이퍼링 일정을 앞당기자는 논의는 연준이 지난해 말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평균 2%의 물가상승률과 최대 고용이라는 목표치를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을 거의 달성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주 "아마도 올해 중 '상당한 추가 진전'을 목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고,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도 언론 인터뷰에서 9월 FOMC 회의 전까지 테이퍼링 시작을 위한 고용 기준이 충족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미국의 집값 급등 때문에 테이퍼링 시작을 서둘러야 한다고 보는 연준 인사도 적지 않다.
앞서 2013년 테이퍼링 전에는 연준 의장의 예고 발언만으로도 달러화와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긴축 발작'(Taper Tantrum)이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2013년보다 경제성장과 물가상승 속도는 더 빠르고, 실업률은 더 낮기 때문이다.
다만 연준에서 테이퍼링을 서두르지 말고 좀 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오는 9월 고용 지표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9월 고용 지표는 10월 초 공개된다는 점에서 브레이너드 이사의 주장대로라면 11월 FOMC 전까지 테이퍼링 착수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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