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상사의 성추행을 신고한 해군 중사가 부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5월 상관의 성추행을 신고한 공군 중사가 조직적인 2차 가해를 당하다 세상을 떠난 지 약 3개월 만에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해군은 12일, 경기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중사로 근무하던 피해자가 이날 오후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군은 "피해자는 같은 부대 A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면서 "피해자는 신고 뒤 A 상사와 분리된 상태였으며 (해군 군사경찰이) 가해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해군은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해군에 따르면 피해자는 지난 5월27일, 민간 식당에서 같은 부대 소속 A 상사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 사건 발생 직후 상관에게 메신저로 피해 사실을 알리며 "피해 사실이 노출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이달 7일, 피해자는 부대장과의 면담 중 피해 사실을 재차 알리며 정식 신고했다. 이틀 뒤인 9일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사건이 정식 보고됐고 해당 부대는 같은 날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했다. 섬에서 근무하던 피해자가 육상 부대로 파견됐으며 사흘 뒤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가 사건 발생 두 달여 만에 정식 신고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공군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처럼 부대 차원의 조직적 압박·은폐 시도가 있었는지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공군 사건으로 군내 성범죄 은폐 및 2차 가해 문화에 대한 국민적 공분과 비판이 쏟아지던 때에 해군에서 유사사건이 발생했다는 점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앞서 공군 사건으로 서욱 국방부 장관이 세 차례(6월9일, 10일, 7월7일) 대국민 사과를 하며 "군내 성폭력 사건 대응 실태와 시스템을 재점검해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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