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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너나들이 20년’(아름다운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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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너나들이 20년’(아름다운 우리말)

'너나들이' 허물 없는 동료 관계,

그대와 맺은지 20년.

그대는 학과장으로,

나는 그 바람벽 병풍산에 의지한

일개 선생 그대로의 차림새 '선바람' 인연으로

언제나 변함없이 '온새미로' 스스럼 없게 지내면서,

앞날의 품성 '늘품'을 선하게 키웠다.

지금 그대는 나의 아우로

나는 그대의 형으로

나이의 서열 따라 다시금

'아름드리' 넓찍한 맺음 만들었는데,

그것은 아우의 심덕이 두터웠고

나의 기다림과 벼름이 각별했던 까닭이다.

오른손 '손갓' 눈썹 위에 얹고

옛날 돌아보고 앞날 내다보면

그 이루어짐의 순간적 품세 '사품'은

일순간 드러난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묵히고 익힌 '누루'의 것이고,

한쪽 거센 움직임이

서서히 다른 쪽으로 엷디 엷게 퍼져가는

결 곱고 때깔 좋은 은은한 '바림'의 것인 듯,

넓고 깊은 못 파서 물을 담되

'안다미로' 넘치지 않게 한 듯하다.

하오니 그대의 큰 사람 꿈 이루어지시길.

나는 그 이룸을 내 기쁨 삼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나와 그대에게

감사의 뜻 거듭 전하리니.

(김관영, <전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매번 ‘헷갈리는 우리말’이나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연재했더니 법현 스님이 “제목 좀 바꾸는 것이 어떻냐?”고 전화를 했다. 듣고 보니 필자의 글로 인해 한국어가 더 어려워졌다는 독자도 있고, 끝이 없어 어지럽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요즘은 ‘아름다운 우리말’을 사흘째 연재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동료였고, 밖에서는 큰형의 친구였던 전 교수님께서 오늘 보낸 단어들을 가지고 우리의 만남에 관한 시를 지어 보냈다. 감사해서 허락을 받고 위에 실어 보았다. 독자들께서는 순우리말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궁금하다. 문맥을 맞춰보면 대충 뜻은 알 수 있을 것이나 우리말이 이런 것도 있었나 하고 반문하는 분들도 많았다. 참고로 그 의미를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1.누루 : 한꺼번에 몰아치지 않고 오래도록

2.안다미로 : 그릇에 넘치도록 많이

3.바림 : 채색을 한쪽은 진하게 하고 점점 엷게 하여 흐리게 하는 일

4.온새미로 :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

5.사품 : 어떤 동작이나 일이 진행되는 순간

6.너나들이 : 서로 '너', '나' 하고 부르며 터놓고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

7.손갓 : 햇살의 눈부심을 막고 멀리 보기 위해 손을 이마에 붙이는 행동

8.아름드리 : 둘레가 한아름이 되도록 커다란

9.늘품 : 앞으로 좋게 발전할 품성

10.선바람 : 지금 차려 입은 그대로의 차림새

참으로 아름다운 우리말이 많이 있는데, 자꾸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깝고 아쉽기만 하다. 한자의 세력에 밀려난 것도 있지만 우리 민족 스스로가 외국어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한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말처럼 사용하던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영어나 다른 외국어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우리말을 찾아서 바르게 후세에 알리는 것도 한민족의 정체성을 살리는 방법의 하나임을 명심해야 한다. 대화가 통한다고 전부 말은 아니다. 상말과 육담만 가지고도 대화는 통할 수 있다. 그러나 참다운 소통은 제대로 된 어휘를 적절한 곳에 사용해서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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