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보좌관 등 11명의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10일(현지시간) 사퇴 입장을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이하 직함 생략)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나는 뉴욕을 사랑하고, 뉴욕에 방해가 되고 있지 않다"며 사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퇴 시점은 2주 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뉴욕주 검찰은 지난 3일 쿠오모가 전.현직 보좌관을 포함한 여러 명의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165쪽 분량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쿠오모를 고소한 여성은 11명이며 이들 가운데 9명이 전현직 공무원이었다. 검찰은 그의 성추행은 미 연방법과 뉴욕주법을 위반한다고 밝혔다.
쿠오모 사임 후 캐시 호출 뉴욕 부지사가 주지사 권한을 대행할 예정이다. 쿠오모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뉴욕주 검찰 조사 결과 이후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뉴욕주의회에서 주지사 탄핵 절차에 들어갈 것이 확실해지자 이날 어쩔 수 없이 사퇴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쿠오모는 아버지 마리오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이은 '2세 정치인'으로 크리스 쿠오모 CNN 앵커가 동생이기도 하다. 뉴욕주 검찰총장을 거쳐 3선 뉴욕주지사를 지낸 쿠오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대비되는 대응으로 크게 주목을 받으면서 유력한 민주당 차기 대권후보로 부상했다.
그러나 최근 드러난 보좌진 등 다수 여성을 상대로한 성추행 의혹으로 결국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쿠오모는 이날 사퇴 입장을 밝히면서 성추행 피해를 공개한 직원들에 대해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 불쾌한 마음이 들게 했다"고 사과하면서도 끝까지 성추행 사실에 대해선 "정치적 의도"를 강조하며 부인했다.
<로이터>는 이날 "한때 미국 대통령 후보로 여겨졌던 정치인의 몰락"이라고 쿠오모의 사퇴에 대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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