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도쿄 하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미국 여자축구팀을 맹비난했다.
'세계 최강'으로 꼽히던 미국이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여자 대표팀의 좌파 성향 정치색이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워크'(Woke)는 패배를 뜻한다"며 "워크가 있는 모든 일은 나빠지는데, 우리 축구팀도 분명히 이를 갖고 있다"고 적었다.
또 "좌파 미치광이의 급진적 집단이 이끄는 우리 축구팀이 '워크'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동메달 대신 금메달을 땄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크의 사전적 의미는 잠에서 깨다는 뜻인 '웨이크'(Wake)의 과거형이다. 그러나 단어의 사용 범위가 확장하면서 불평등이나 인종차별주의와 같은 사회 문제에 관해 잘 알고 있고 각성한다는 의미가 추가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여자 축구대표팀과 불편한 장면을 반복적으로 연출했다.
2019년 여자대표팀의 월드컵 우승에 가까워졌을 때 대표팀 주장 메건 러피노는 우승할 경우 백악관에 가는 것에 흥분되냐는 질문을 받자 "나는 그 빌어먹을 백악관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메건은 말을 하기 전에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성 소수자인 러피노는 그 이전부터 자신을 트럼프에 반대하는 '걸어다니는 시위자'라고 칭할 정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인종차별주의자라고 강하게 비판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자주색 머리칼을 가진 여성이 형편 없이 경기했고, 자기 일을 하지 않은 채 급진 좌파 정치를 생각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러피노를 겨냥했다.
러피노는 호주와 동메달 결정전에서 2골을 넣으며 4 대 3 승리를 이끈 주역이다.
재임 시절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언사는 다른 스포츠 선수와의 갈등도 초래했었다.
그는 일부 미국프로풋볼(NFL) 선수가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항의해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무릎을 꿇는 시위를 벌인 것을 애국심 부족이라고 비난하면서 퇴출을 종용해 갈등을 빚었다.
또 미 대통령이 풋볼은 물론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등 프로 리그 우승팀을 백악관에 초청하는 전통이 있었지만 일부 선수들이 트럼프의 언행에 불만을 표시하며 불참하는가 하면, 아예 행사 자체가 취소되는 일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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