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승인 문제를 둘러싸고 3일(현지시간) 한바탕 혼선이 빚어졌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이탈리아 내의 독립 소국인 산마리노의 디지털 백신 접종 증명서를 인정한 것이 발단이 됐다.
스푸트니크 V의 해외 생산 및 공급을 담당하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이날 자체 트위터 계정을 통해 산마리노에서 발급된 디지털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가 앞으로 EU 회원국 전체와 솅겐 조약 가입국들에서도 유효하게 됐다고 전했다.
인구 약 3만 명의 소국 산마리노는 2002년부터 유로화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EU 회원국은 아니다.
서방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산마리노는 지난 2월부터 EU의 승인을 받지 않은 러시아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도입해 접종해 오고 있다.
타스 통신도 이날 자체 입수한 EU 집행위원회 성명을 인용해 EU가 이달 2일부로 회원국이 아닌 산마리노와 바티칸 시국이 발급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EU의 접종 증명서와 동등하게 인정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해당 성명에서 EU 집행위원회의 디디에 렝데르 법무담당 집행위원은 "우리는 EU에 속하지 않는 국가들이 발행한 증명서를 인정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그동안 EU 접종 증명서에 유럽의약품청(EMA)이 사용을 승인한 백신만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EMA는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존슨, 화이자, 모더나 등의 4가지 서방 백신만을 승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EU 집행위원회가 스푸트니크 V 백신으로 자국민을 접종하는 산마리노의 접종 증명서를 승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EU가 러시아 백신을 승인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산마리노 측은 곧바로 EU가 산마리노의 스푸트니크 V 백신 접종 증명서를 인정한 것이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승인한 것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산마리노 측은 접종 증명서 인정은 기술적 성격의 결정이며 스푸트니크 V 승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EMA와 세계보건기구(WHO)에 스푸트니크 V 백신 승인 신청을 해 놓았지만, 아직 긍정적 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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