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페미니즘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 한다"는 발언에 '황당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만 35세 이하 당원으로 구성된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는 2일 "'윤석열이 허락한 페미니즘'은 별로 원치 않는다"고 했다.
강 대표는 2일 페이스북에 '건강한 페미니즘 감별사 자처하는 윤석열 전 총장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건강한 페미 구분 짓는 감별사 자처하며 훈계하지 마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해 "페미니즘이라는 것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정권을 연장하는 데 악용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윤 전 총장은 특히 저출생 원인으로 페미니즘을 지목하며 "페미니즘이라는 게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간의 건전한 이성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 역할을 많이 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했다. 성폭력, 성차별 이슈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부각돼 여성이 이성교제를 꺼리고 출산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강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는 "정치는 갈등을 조정, 봉합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페미니즘이 정치인들 입을 통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쓰인다면 오히려 갈등을 유발하는 면이 생길 수 있으니 그런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강 대표는 "남녀 간 교제에 성평등이 없다면 건전한 교제이기는커녕 폭력과 차별로 얼룩진 관계일 것"이라며 "국민의 절반인 여성이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은 그 자체로 국가를 위한 정책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도 소셜미디어에 "저출산 문제는 불평등·양극화에 원인이 있다"면서 "윤 후보의 시대착오적 가치관이 노동, 인권, 젠더 등 각 분야마다 변주되어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대선주자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젠더갈등과 관련해서 윤석열 후보가 페미니즘과 저출생 문제를 연결하는 저열한 접근 방식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얼굴이라는 대표나, 당의 입인 대변인이나 당의 대선후보까지 여성혐오로 표를 구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의 전용기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저출생 문제의 본질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장 큰 요인이다.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대통령 후배가 오히려 패악질을 일삼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