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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 강령 '1조 1항'과 그 반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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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국민의 힘 강령 '1조 1항'과 그 반대자들

[김상돈의 기본소득세상]

국민의 힘 강령 1조 1항은 “국민 누구에게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기회를 보장하며, 자율적인 개개인의 넓은 선택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 국가는 국민 개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여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다” 고 명시되었다. 마치 도올 김용옥 선생이 노자 도덕경 81장의 소국과민 절을 읽는 듯하다. 선남선녀 평범한 인민들이 감(其食)미(其服)롭고 안(其居)락(其俗)한 삶을 사는 것, 그 심미적 삶의 느낌에 있다. 그 느낌을 정치적으로 보장받고자 하는 것이며, 그 보장을 위해 철학적으로 의식의 변화를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은 20대 대통령선거 유력후보 이재명 지사가 소망하는 억강부약 대동 세상과 닿아 있다.

국민의 힘에서 기본소득은 김종인 전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억지로 강령 1조 1항으로 밀어 넣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그렇더라도 단 한 명도 당 강령을 따르거나 찬성하는 자가 전혀 없다는 것이 매우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힘 정치인들은 자기 당 강령 1조 1항에 무조건 반기를 들고 그 반대 전선의 길 맨 앞에 서서 울부짖고 기본소득을 무력화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어 매우 씁쓸하다. 그 대표적인 당원이 이준석 당 대표, 윤희숙 의원, 유승민 전의원이 강령 1조 1항 기본소득 반대 3인방이다. 30대 젊은 당 대표는 기본소득에 대해 “저는 기본소득은 불로소득인지 근로소득인지 물었다”며 “근로소득 아니면 그냥 불로소득이라고 하시면 된다”고 기본소득을 선점한 대선 유력후보 이재명 지사에게 물어와 이 지사는 기본소득이란 국민이 낸 세금으로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니 ‘공적 이전소득(정부로부터 현금급여)’이라고 친절하게 답한다. 사실 젊은 야당 대표식 이런 말을 하면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하지”라는 표현과 소위 무조건(공부 없이) 헛말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젊은 30대 당 대표에 질세라 자기 당 강령 1조 1항을 아주 강력하게 무조건 반대하는 두 분이 바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초선 현직 윤희숙 의원과 잠재적 대선 유력자 후보인 4선 출신 유승민 전 의원이다.

윤의원은 기본소득에 대해 “인류의 축적된 경제상식을 뒤집는 제도”라고 자기 당 강령 1조 1항에 맹공을 펼치면서 7월 2일 대권 도전을 선언하였다. 윤의원은 여권 유력 대선후보인 이 지사에게 "정부가 돈을 뿌리면 경제 성장을 지속한다는 말인데 인류 역사상 그런 일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재난지원금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경기 변동을 막을 수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윤의원은 경제학자 다운 면모를 한껏 멋진 폼이라도 보여주려 애쓰고 있지만, 당 강령 1조1항을 강력하게 거부하는 소속의원일 뿐이다. 더 나아가, 윤의원은 기본소득을 소주성(소득주도성장)의 쌍둥이 동생의 신조어를 생산해내고 있지만, 국민의 힘 강령 1조1항을 마치 현 정부 정책의 쌍둥이 동생이라 표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심지어, 강령 1조 1항인 기본소득을 아주 나쁜 포퓰리즘이라고 폄훼하기에 이르렀다. 기본소득은 선거 때 선심 쓰는 선거공약이 아니라 모두에게 실질적 자유이자 포퓰리즘이 아니라 진정한 민주주의다.

국민의 힘 강령 1조 1항 반대 3인방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게 돋보이면서 나름의 노련한 에이스라 할 수 있는 분이 4선 출신 유승민 전 의원이다. 노련한 에이스 답게 공정소득을 주장하면서 공정소득과 안심 소득은 마이너스 소득세인데도 불구하고 에이스답게 그 용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마이너스 소득세는 기본소득과 그 사촌이라고 이론적으로 정초한 판 파레이스의 주장에 정면으로 맞대결하고 있는 모양새다. “공정소득은 기본소득의 사촌이 아니라 남남이다”라는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 냈으나 그 반향은 크지 않은 듯하다. 필자 정도만 언급해주니 불편하지 않았나 싶다.

유 전의원은 판 파레이스에게 끝장토론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지사를 택하였다. 물론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 때문에 판 파레이스를 초청하기 어려워 이 지사를 택하지는 않았는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보다는 국민의 힘 강령 1조 1항에 기본소득을 억지로 넣었다고 하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끝장토론을 요청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안타까운 소식은 이재명 후보가 기본소득은 우선순위 상 제 1공약이 아닐 뿐 핵심정책이라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밝혔음에도 기본소득이 공약이 아니다라고 했다고 말을 바꾼 것처럼 허위 사실을 악의적으로 공표하였다는 이유로 기본소득 국민운동본부로부터 유 전의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는데 이르렀다. 참고로, 이재명 지사는 지난 7월 22일 목요일 임기 내 모든 청년(19세-29세)에게 1년 2백만 원, 2023년 25만 원으로 시작하여 모든 국민에게 임기 내 1인당 1년 100만 원을 소멸성 지역 화폐로 지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은 기본소득 정책을 발표하였다.

3인방까지는 아니지만, 국민의 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도 꼽지 않을 수 없다. 오 시장 또한 안심 소득을 들고 당 강령 1조 1항에 쌔게 반대하다가 뒷걸음치더니 기본소득 무대에서 사라지는 듯하다. 다만 오 시장은 “안심소득 실험 대상을 소득하위 25%(중위소득 50%)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전문가들과 논의 중”이라고 한다. 안심 소득은 오 시장의 복지 아젠다로서 중산층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소득이 적을수록 많이 지원하고 소득이 늘어나면 지원금을 줄이는 선별 복지제도다. 안심 소득은 마이너스 소득세이고 마이너스 소득세는 기본소득과 그 사촌이다. 그러나 기본소득은 빈자들을 대상으로 삼는 세련된 복지정책이나 경제정책 하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자기 발로 독립적으로 굳건히 설 수 있도록 하는 사회경제적 발판이자 모두에게 민주적으로 실질적 자유를 누리게 할 수 있는 튼튼한 사회정책이다. 기본소득은 복지 사각지대와 낙인효과가 없는 새로운 분배체계의 공정성이자 공공성 확보의 첫 걸음이다.

끝으로, 정당 강령이란 정당의 이념과 정체성, 기본적 정책과 방침 등을 요약하여 열거하는 것을 뜻한다. 국민의 힘 윤리 규칙 제 3 조 (법규와 당명 준수)는 당원은 법규와 당헌·당규를 준수해야 하며, 당의 강령과 기본정책, 그리고 당명을 따라야 한다. 국민의 힘 강령 1조 1항의 반대 3인방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본소득이 아니더라도 기본소득과 그 사촌이라도 따라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강령을 변경하거나 정체성에 맞는 당으로 탈당하거나 출당시키는 것이 마땅하지 않은가? 정책 없는 갈지(之)자 무한 행보, 지지율 뒷걸음질, 역사 인식(이한열열사, 부마항쟁?)까지 부족한 것으로 유명세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윤석렬 후보는 지난 7월 30일 국민의 힘에 부랴부랴 급히 입당하였는데, 과연 그는 국민의 힘 강령 1조 1항이 기본소득이라는 것을 알고나 있을까? 알고 있다면 따를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김상돈 고려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는 기본소득 국민운동 경기본부 상임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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