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라도 없다면 민주당 존재 어렵다"

지역주의 논란 속 '호남 공들이기', 무능론‧공약이행률 공방 가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전라북도를 찾아 "개혁민주세력의 본산은 전라도다. 전라도가 없다면 민주당은 존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 측과 '백제 발언', '지역주의'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호남 민심 잡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 지사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강자들의 과도한 욕망을 억제시켜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정치"라며 "동학혁명군들의 기치였고, 대동세상의 출발은 전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 민주당원들 절대 다수도 전라도민들이거나 출향민, 가족이 많다"고 했다.

이어 이 지사는 전북 출신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향해 "나를 픽업해서 키워주신 분"이라며 "책임감이 뛰어나고 정말로 실력 있는 분이다. 끝까지 책임지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훌륭한 정치 선배"라고 추켜세웠다.

지난달 28일 TV 토론에서 이 지사가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선 "오래 공직자 생활을 했는데 공약이행률은 왜 그렇게 낮은지 궁금하다"며 국회의원과 전남도지사, 국무총리 시절 '성과'가 부족하다고 했던 비판과 대비됐다.

다만 이 지사는 기자들과 문답 과정에서 "이낙연 후보는 경륜 뛰어나고 오랫동안 국가 위해 봉사하신 유능한 분"이라며 "이 분들과 함께 경쟁하게 된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선 "긴장도가 올라가고, 우리의 파이가 커지고, 컨벤션 효과 일어나고, 당 지지율이나 국정평가에 상당히 좋은 영향 미치고 있다"며 "정권재창출에 유용한 것이어서 환영한다"면서도 '이재명-이낙연 양강구도가 형성됐다'는 평가에 대해선 "여러분이 평가해달라"고 말을 아꼈다.

양측 캠프는 공약 이행률을 놓고도 설전을 이어갔다. 이날 이낙연 캠프 상임부위원장인 신경민 전 의원은 이 지사 측이 제기한 '이낙연 무능론'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디스"라며 "문 대통령이 아무 하는 일도 없는 총리와 3년이나 같이 일했다는 이야긴데, 마타도어를 넘어 민주당 정권, 민주당 정부에 대한 폄하에 해당한다"고 했다.

윤영찬 의원은 "이 지사가 어떤 근거로 자신이 95%의 공약을 이행했다고 하는지 근거가 없다"며 "전체적 실체와 외부로 보여지는 내용을 왜곡되고 뒤틀리게 분식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역공했다.

윤 의원은 이어 "투명하지 않은 방식으로 경기도와 경기도 산하단체 유관기관의 특채로 임용된 분들이 많다"며 "어떤 능력으로 이런 자리에 오르게 됐는지 채용 과정을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청렴도 공세도 폈다.

한편 이날 이 지사 캠프는 '백제 발언' 논란과 관련해 지역감정을 꺼내들었다고 보도한 한 매체를 지난달 30일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캠프 오영훈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와 캠프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를 쓴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은 아니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