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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의 살인 삼중고 속으로] '푹푹' 찌고·'팍팍' 데이고·'퍽퍽' 쏘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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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의 살인 삼중고 속으로] '푹푹' 찌고·'팍팍' 데이고·'퍽퍽' 쏘이고

살인적인 폭염에 살인적인 화염, 그리고 거기에 살인적인 말벌까지

ⓒ이하 전북소방본부, 소방청, 네이버 블로그


폭염 속에서 1000도 가까이 되는 불길에 맞서고 있는 소방대원들이 어쩌면 불길보다도 두려운 벌집제거에 다시한번 진땀을 뻘뻘 빼내야한다.

화재 진압 출동에 이어 히루 평균 100건에 달하는 벌집제거 신고가 들어오고 있는 119상황실에서는 일선 소방대원들에게 온 몸 속에서 밀려올라오는 뜨거운 훈짐을 식힐 시간조차 주지 못하는 것이 동료로서 미안한 마음이란다.

특히나 폭염이 지속되는 여름엔 지령을 내리는것조차 무겁다 마음이.

1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일선 화재 진압 소방관이 기본적으로 착용하는 장비 무게만 약 20kg. 그러나 여기에 개인장비까지 챙길 경우 그 무게는 30㎏에 이른다. 요즘처럼 체감온도가 35도를 넘어서기라도 하면 장비의 무게는 쏟아져 흐르는 땀범벅에 바로 2배 이상의 무게가 나간다. 여기에 방화복 속의 온도는 50도가 훌쩍 넘어가버린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숨이 턱턱 막히는 최악의 이같은 상황도 소방대원들에겐 그나마 낫단다. 화재 현장에서 불길과 맞서는 순간 체감온도는 입에도 올리지 못한다.

목조 건물의 경우에는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1100도에 이르고, 일반 건물은 900도까지 오르기 때문에 소방대원들은 폭염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다.

삼중고는 소방대원들의 몸 곳곳에 새겨져 있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열과 관련된 질병이나 질환에 어느 한 곳 성한 곳이 없다.


화재 현장에서 돌아와 방화복을 벗게 되면 이번엔 벌집제거를 위한 출동에 '말벌보호복'을 착용하게 된다. 빈틈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보호복 속에서도 흠뻑 빠져나왔을 만큼 흘린 땀이 또다시 온 몸을 타고 줄줄 내려온다.

벌집제거 작업 역시 화재 진화작업에 못지 않게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보호복 속에서 지칠대로 지쳐있는 몸으로 현기증이 나더라도 그 순간 만큼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말벌의 독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아무리 보호복을 착용하고 있다하더라도 쏘임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벌독에 의한 사망시간이 79% 벌 쏘임 후 1시간 이내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방대원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없다.

소방대원들에게는 7월의 폭염보다 더 두려운 8월의 극한더위가 기다리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 몸 속에서 빠져 나온 땀은 연습경기에 불과하다는 것에 이구동성이다.

폭염 속에서도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소방대원들은 다시 불구덩이 속, 말벌집 속, 그리고 물 속과 산 속으로 무거운 짊과 마음을 안고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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